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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대구FC, 더 프로다워져야 한다.
대구는 앞서 간판스타 조현우를 떠나보내는 과정에서도 잡음을 남겼다. FA(자유계약)을 얻은 국가대표 골키퍼 조현우는 울산 현대에 새 둥지를 틀었다. 대구는 조현우를 붙잡고 싶었지만, 돈 싸움에서 기업 구단과 맞설 수 없었다. 조현우가 대구와의 협상 과정에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소문이 돌며, 대구팬들은 정든 곳을 떠나게 된 조현우에 아쉬움을 표했다.
안드레 감독과 조현우가 대구를 떠난 이유에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결국 돈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조현우가 엄청난 연봉을 받고 울산에 간 건 이미 축구계에 널리 알려진 사실. 안드레 감독도 사우디발 오일머니 유혹에 흔들렸으니, 대구에 당당하게 최고 대우를 요구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대구도 프로로서의 냉정함을 유지했는지 돌아봐야 한다. 대구는 조현우도, 안드레 감독도 떠날 수 있음을 어느정도 감지하고 있었다. 외부 클럽에서의 관심, 그들이 원하는 연봉 액수 등을 따져봤을 때 잡지 못할 가능성이 있었음을 대비해야 했다.
조현우의 경우 대구는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차출에 협조하는 등 구단도 최선을 다했으니 선수도 어느정도 양보를 하면 좋지 않겠느냐는 논리를 펼쳤다. 간판 스타로 쭉 성장할 수 있는 여건도 얘기했다. 하지만 누가 봐도 잔류시키는 게 쉽지 않았다. 조현우가 자유계약으로 풀리기 전 국내외 구단들과 이적 협상을 벌여 이적료라도 챙겼으면, 구단 운영에서 훨씬 이득이 될 수 있었다.
안드레 감독 건은 대구가 더 방심을 한 경우다. 안드레 감독이 해외 클럽 러브콜에 대한 얘기를 구단에 일찍이 흘렸는데, 이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당연히 자신들과 재계약할 것이라고 지나치게 확신하지 않았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코치, 감독도 시켜주고 최하위를 할 때 경질도 시키지 않았으니 우리와의 의리를 지켜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사람이 떠나니 드는 아쉬움의 표현으로 보일 수도 있다.
대구가 안드레 감독과의 재계약이 정말 필요했다면 시즌 종료 전에, P급 라이선스 교육을 위해 브라질에 있을 때라도 협상을 진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대구가 혼자 안심하고 있는 사이, 알 하즘이 안드레 감독을 파고들었다.
대구는 지난해 DGB대구은행파크 효과와 빠른 축구로 대한민국 축구 흥행 중심에 섰다. 기반을 잘 마련했으니, 앞으로 몇 년을 잘 가꾸어 나가야 명문팀으로 도약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구단 운영에 있어 조금 더 냉철한 자세와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프로는 정으로 유지될 수 있는 세계가 아니다. 시민 구단으로서 한계가 있다면, 그 한계 속 어떤 게 최선인지 잘 판단해야 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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