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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조현우 떠난 대구, 조금 더 프로다워져야 한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0-02-04 15:00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대구FC, 더 프로다워져야 한다.

대구가 힘겨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대구는 최근 안드레 감독과 결별하며 서로 앙금을 남겼다. 지난 5년간 코치, 감독으로 함께 한 안드레 감독이었는데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알 하즘과 계약하며 대구를 떠났다.

대구는 한국 시장 상황에 맞지 않는 최고 대우만 고집하며 중국 전지훈련지에서 짐을 싸 한국에 들어온 후 자신의 개인 SNS를 통해 일방적으로 이별을 선언한 안드레 감독의 행동에 심기가 불편했다. 안드레 감독은 자신은 대구를 떠날 마음이 없었다며 맞서고 있다. 진실공방을 하며 설전을 벌이는 중이다. 구체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대구와는 달리, 안드레 감독은 아직 추상적인 표현으로만 아쉬움을 표현하고 있는데, 대구와의 협상 과정에서 뭐가 불만이었는지 구체적으로 언급을 하면 누가 잘못했는지 쉽게 가릴 수 있을 것이다.

대구는 앞서 간판스타 조현우를 떠나보내는 과정에서도 잡음을 남겼다. FA(자유계약)을 얻은 국가대표 골키퍼 조현우는 울산 현대에 새 둥지를 틀었다. 대구는 조현우를 붙잡고 싶었지만, 돈 싸움에서 기업 구단과 맞설 수 없었다. 조현우가 대구와의 협상 과정에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소문이 돌며, 대구팬들은 정든 곳을 떠나게 된 조현우에 아쉬움을 표했다.

안드레 감독과 조현우가 대구를 떠난 이유에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결국 돈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조현우가 엄청난 연봉을 받고 울산에 간 건 이미 축구계에 널리 알려진 사실. 안드레 감독도 사우디발 오일머니 유혹에 흔들렸으니, 대구에 당당하게 최고 대우를 요구했을 것이다.

이 문제만 놓고 보면, 돈 때문에 정든 팀을 떠난 두 사람에 대한 아쉬움을 대구도 팬들도 표현할 수 있다. 조현우와 울산의 사전 접촉 의혹을 의심해볼 수 있고, 안드레 감독이 알 하즘과 미리 교감하며 대구를 보험용 카드로 남겨놨다 생각하면 분명 도리에 어긋나는 행동이 맞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대구도 프로로서의 냉정함을 유지했는지 돌아봐야 한다. 대구는 조현우도, 안드레 감독도 떠날 수 있음을 어느정도 감지하고 있었다. 외부 클럽에서의 관심, 그들이 원하는 연봉 액수 등을 따져봤을 때 잡지 못할 가능성이 있었음을 대비해야 했다.

조현우의 경우 대구는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차출에 협조하는 등 구단도 최선을 다했으니 선수도 어느정도 양보를 하면 좋지 않겠느냐는 논리를 펼쳤다. 간판 스타로 쭉 성장할 수 있는 여건도 얘기했다. 하지만 누가 봐도 잔류시키는 게 쉽지 않았다. 조현우가 자유계약으로 풀리기 전 국내외 구단들과 이적 협상을 벌여 이적료라도 챙겼으면, 구단 운영에서 훨씬 이득이 될 수 있었다.


안드레 감독 건은 대구가 더 방심을 한 경우다. 안드레 감독이 해외 클럽 러브콜에 대한 얘기를 구단에 일찍이 흘렸는데, 이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당연히 자신들과 재계약할 것이라고 지나치게 확신하지 않았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코치, 감독도 시켜주고 최하위를 할 때 경질도 시키지 않았으니 우리와의 의리를 지켜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사람이 떠나니 드는 아쉬움의 표현으로 보일 수도 있다.

대구가 안드레 감독과의 재계약이 정말 필요했다면 시즌 종료 전에, P급 라이선스 교육을 위해 브라질에 있을 때라도 협상을 진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대구가 혼자 안심하고 있는 사이, 알 하즘이 안드레 감독을 파고들었다.

대구는 지난해 DGB대구은행파크 효과와 빠른 축구로 대한민국 축구 흥행 중심에 섰다. 기반을 잘 마련했으니, 앞으로 몇 년을 잘 가꾸어 나가야 명문팀으로 도약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구단 운영에 있어 조금 더 냉철한 자세와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프로는 정으로 유지될 수 있는 세계가 아니다. 시민 구단으로서 한계가 있다면, 그 한계 속 어떤 게 최선인지 잘 판단해야 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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