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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호 결산] 김학범 감독, 마지막까지 어린 제자 정우영 감쌌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0-01-28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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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태국)=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시간을 갖고 기다려면 좋은 선수가 돼 돌아올 것이다."

김학범 감독이 원하는 모든 걸 이뤘지만, 딱 하나 못한 게 있다. 바로 정우영(프라이부르크) 살리기. 하지만 김 감독은 정우영을 끝까지 감쌌다.

김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3 축구 대표팀은 2020 AFC U-23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했다. 이 대회 첫 우승. 여기에 2020 도쿄 올림픽 출전 티켓까지 획득하며 목표로 했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성과를 일궈냈다.

하지만 김 감독 입장에서 딱 하나 찝찝함이 남는 부분이 있다. 바로 이번 대회 엔트리 중 유일한 유럽파인 정우영 살리기에 실패했다는 점이다.

정우영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결승전에 선발 출전했다. 전반 많은 찬스를 잡았지만 골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빠른 스피드는 돋보였으나, 마무리가 부족했다.

정우영은 조별리그 3경기에 선발, 교체로 출전했으나 이렇다 할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기대가 컸던 팬들은 실망감을 표출했다. 김 감독도 중요한 8강전, 4강전에는 정우영에게 기회를 주지 못했다. 결승전에 다시 선발로 출전시켰지만, 김 감독은 전반 종료 후 그를 교체하고 말았다. 팀이 중요했다. 선수 개인을 위해 원하는만큼 기회를 줄 수 없었다.

사실 정우영은 이번 대회 최고의 이슈 메이커일 수밖에 업었다. 이강인(발렌시아) 백승호(다름슈타트) 등이 합류하지 못한 가운데 유일한 유럽파로 주목을 받았다. 축구팬들은 그가 유럽에서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지켜보고 싶어했다. 하지만 실전 경험이 부족하고, 보여주고 싶은 마음만 앞서는 정우영의 플레이는 서투르기만 했다.

정우영은 김 감독이 지난해 직접 찾아가 지켜보고 발탁한 선수다. 김 감독은 "바이에른 뮌헨이 있을 때 처음 봤는데, 공간 침투 능력이 뛰어나고 스피도도 있었다"고 그를 발탁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오래 경기를 뛰지 못하니 실전 감각이 부족했다. 또 무언가 보여주려고 하는 동작이 많았다. 그러면 몸에 힘이 들어간다. 몸에 힘이 들어가면 경기가 안풀린다. 결승전 역시 자신이 유럽파로서 무언가 만들어내야 한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쏟아지는 관심에 어린 선수가 결과로 보여주고 싶어한 게 경기력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었다. 정우영도 대회 중 인터뷰에서 공격 포인트를 쌓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에 안타까워 했었다.


김 감독은 그러면서도 "아직 어린 선수다. 가능성이 많은 선수다. 조금 더 힘을 빼야 한다. 시간을 갖고 기다리면 좋은 선수가 돼 돌아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대회 내내 정우영에 대한 질문이 나오면 안타까움을 표했던 김 감독이었는데, 마지막까지 정우영을 감쌌다.


방콕(태국)=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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