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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달라진 엠블럼부터 확 커진 비전까지, 대전하나시티즌의 역사적 출발점에서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0-01-05 09:38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대전=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기업구단으로 전환한 대전하나시티즌이 역사적인 첫 발을 뗐다.

하나금융그룹 체제로 변신한 대전하나시티즌은 4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성대한 창단식을 열었다. 이날 창단식에는 구단주가 된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과 함영주 부회장을 비롯해, 허정무 신임 재단이사장이 자리했다. 지역 거물들이 총출동했다. 허태정 대전시장을 필두로 박범계 박병석 등 국회의원들과 구청장, 시의원 등 지역 정치인 및 지역 경제인들이 참석했다. 축구인들도 한자리에 모였다. 홍명보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 최영일 부회장, 한웅수 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 등과 K리그 구단 대표이사, 단장들도 시간을 내 창단식을 찾았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과 권오갑 프로축구연맹 총재, 대전의 레전드인 김은중 23세 이하 대표팀 코치, 황인범 등은 영상을 통해 축하의 메시지를 보냈다. 2500여명의 시민들과 팬들도 함께 자리를 빛냈다.

이토록 많은 이들이 한 자리에 모인 이유, 시민구단에서 기업구단으로 변신한 대전하나시티즌을 응원하기 위해서였다. 최초의 시도민구단은 대구FC였지만, 시도민구단의 대표는 대전 시티즌이었다. 1997년 창단한 대전 시티즌은 2006년 시민주 공모를 통해 시민구단으로 전환됐다. K리그의 한축이었던 시도민구단의 얼굴로 10여년간 중심에 섰다. 2001년 시민구단 최초로 FA컵을 거머쥐었다. 2003년 멋진 경기력과 북적이는 경기장, 환상적인 분위기로 '축구특별시'라는 멋진 별명을 얻기도 했다. 2014년에는 시민구단 최초로 K리그2(당시 챌린지) 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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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가난한 시민구단 대전 시티즌은 부자 기업구단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다. 부정적인 이슈 마다 중심에 서며 손가락질을 받기도 했다. 정치적 외풍에 시달리며 어떤 연속성도 가지지 못했다. 물론 이후 대구, 경남 등이 시도민구단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대전은 시도민구단의 한계를 가장 명확히 보여준 팀이었다.

그런 대전 시티즌이 스스로 껍질을 깼다. 스스로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최초의 역사를 쓴 팀 답게 처음으로 시민구단에서 기업구단으로 전환하는 사례를 만들었다. 이날 창단식을 통해 대전 시티즌은 공식적으로 하나금융그룹에 팀을 양도하고, 대전하나시티즌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모든게 바뀌었다. 대전 시티즌의 정통성을 계승했지만, 규모부터 확 달라졌다. 화려한 창단식이 달라진 대전의 현주소를 보여줬다. 얼굴인 엠블럼과 유니폼도 모두 바뀌었다. 기존의 색깔이었던 자주색을 바탕으로 하나금융그룹의 컬러를 더했다.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비전이었다. 생존에 초점을 맞췄던 지난 날들과 달리, K리그 최고, 그리고 세계로 눈을 돌렸다. '글로벌 명문구단'이라는 확실한 목표를 정했다. 김정태 회장은 "대전시가 축구특별시의 명성을 다시 얻고,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구단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했다. 황선홍 초대 감독 역시 "시도민구단에서 기업구단으로 바뀐 사례라 좋은 선례를 만들어야 한다. 그룹에 걸맞는 글로벌한 팀이 돼야 한다는 점에 공감했다. 맡은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책임감이 상당히 크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일단 첫 발은 성공적이다. 하나금융그룹이란 든든한 지원군을 업은 대전은 화려한 창단식을 통해 존재감을 확실히 했다. 이제 그 비전을 현실화시킬기 위한 내실에 집중할때다. 대전하나시티즌이 성공할 경우, K리그는 또 하나의 흐름을 만들 수 있다. 더 많은 기업구단이 주시할 수 있고, 이는 K리그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대전하나시티즌의 출발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모아진 이유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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