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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두는 역시 테스트, 공격-수비 모두 갈길이 멀다[한국 우즈베키스탄]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9-10-11 22:28


U22 축구 대표팀 친선경기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가 11일 오후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렸다. 김학범 감독이 선수들이 바라보고 있다. 화성=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2019.10.11/

[화성=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화두는 역시 테스트였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2 대표팀은 11일 오후 8시 화성종합스포츠타운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에서 3대1로 이겼다. 3월 캄보디아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예선 이후 7개월만의 실전 경기다. 당초 김학범호는 지난달 시리아와 두차례 평가전을 치를 예정이었지만, 시리아 선수단의 여권 문제로 갑작스럽게 취소됐다. 부랴부랴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로 이동, 인천대(8대0), 안양(2대1)을 불러 연습경기를 치렀지만 만족스럽지 않았다.

내년 1월 태국에서 열리는 AFC U-23 챔피언십을 앞둔 김학범호는 실전이 절실했다. AFC U-23 챔피언십은 2020년 도쿄올림픽 예선을 겸한다. 평가전 상대를 물색 끝에 우즈벡이 낙점됐다. 공교롭게도 우즈벡은 AFC U-23 챔피언십 조별리그에서 한조에 속했다. 한국은 우즈벡, 중국, 이란과 함께 C조에 속했다. 선수들을 점검해야 하는 김 감독 입장에서 100% 전력을 공개하기도 어려운, 복잡한 상황에 놓였다. 김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그래도 우리가 얻어야 할 것은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이 말한 얻어야 할 것은 크게 세가지. "먼저 경기력을 체크하고 경기력을 향상시킬 방법을 찾아야 한다. 두 번째로는 우즈벡을 상대로 어떤 선수가 좋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나 보는 것이고. 마지막으로는 우즈베키스탄 분석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일단 우리의 상황을 점검하는 것이다. 당장 11월과 12월 두 차례 추가소집이 예정돼 있지만, AFC U-23 챔피언십까지 시간이 많지 않다. 최종 명단도 꾸려야 하고, 주력 포메이션도 결정해야 하는 김학범호 입장에서는 이번 평가전에서 체크해야 할 것이 많다. 김 감독은 소집 멤버 전원에게 기회를 주겠다고 했다.

우즈벡과의 1차전은 당초 주전급 선수들로 거론되지 않는 선수들이 대거 나섰다. 포메이션 역시 그간 잘 쓰지 않던 3-4-3카드를 내세웠다. 최전방에는 오세훈과 엄원상, 한정우(카이라트)가 스리톱을 이뤘다. 중앙에는 김동현(성남) 맹성웅(안양)이 포진하고, 좌우에 강윤성(제주) 윤종규(서울)이 자리했다. 스리백은 정태욱(대구) 장민규(한양대) 김재우(부천)가 구성했다. 골문은 송범근(전북)이 지켰다. 기대를 모았던 정우영(프라이부르크) 김대원(대구) 조규성(안양) 이동준(부산) 등은 벤치에서 대기했다.


U22 축구 대표팀 친선경기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가 11일 오후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렸다. 한국 선수들. 화성=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2019.10.11/
역시 예상대로 조직력에 문제를 보였다. 특히 스리백 좌우 뒷공간을 여러차례 내줬다. 정태욱 좌우에 포진한 센터백 장민규 김재우, 그리고 좌우 윙백 강윤성 윤종규 사이의 호흡이 좋지 않았다. 전반 20분 선제골 역시 이 부분에서 나왔다. 야크시바예프가 오른쪽에서 가운데로 들어왔지만, 커버플레이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김재우가 1대1에서 완벽히 밀리며 골을 내줬다. 공격 역시 단조로웠다. 한정우가 왼쪽에서 가운데로 이동하며 순간적으로 오세훈 엄원상이 투톱을 이루는 형태의 공격이 진행됐지만, 볼 전개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주 루트가 중앙인지, 측면인지 명확하지 않았다. U-20 월드컵 이후 한단계 성장한 오세훈이 폭넓고도 파괴적인 움직임과 적절한 피딩으로 기회를 엿봤지만, 전체적으로 우즈벡 수비 공략에 어려움을 겪었다. 37분 세트피스에서 김재우가 동점골을 터뜨린 것이 그나마 좋은 장면이었다.

김 감독은 후반 변화를 택했다. 한정우와 장민규를 빼고 정우영과 이유현(전남)을 투입했다. 예상대로 정우영은 왼쪽 윙포워드에 자리했다. 눈여겨 볼 것은 이유현의 자리였다. 오른쪽 윙백인 이유현은 스리백의 오른쪽에 포진했다. 일종의 변형 스리백으로 이유현의 위치에 따라 포백 전환을 염두에 둔 선택이었다. 후반 들어 공격이 살아났다. 상대 퇴장 여파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라인과 템포를 올렸다. 김 감독은 17분 윤종규를 빼고 김진규(부산)을 넣으며 아예 포백으로 형태를 변화시켰다. 김진규를 섀도 스트라이커로 넣으며 4-2-3-1로 전환했다.

수비는 여전히 불안했다. 전체적인 호흡이 잘 맞지 않았다. 상대가 침투할때마다 허둥대는 모습이 역력했다. 빌드업 과정에서도 매끄럽지 않은 장면이 자주 나왔다. 김 감독은 주전 왼쪽 윙백 자원인 김진야(인천)를 넣어 좌우 윙백을 모두 바꾸며 테스트를 이어갔다. 공격에서는 속도가 올라가며 전반보다는 좋은 장면을 여러차례 만들었다. 김진규라는 전문 공격형 미드필더와 정우영이라는 개인기 좋은 자원이 들어가며 전반보다는 모험적인 플레이가 많아졌다. 김 감독은 37분 김동현 대신 경남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김준범(경남)을 넣어 중앙쪽에도 실험을 이어갔다.


사실 승패는 큰 의미가 없었다. 김 감독의 말대로 경기력을 체크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그 기조 속 이어진 다양한 실험, 긍정적인 것도, 부정적인 것도 있었다. 확실한 것은 아직 갈길이 멀다는 점이다.


화성=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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