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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호 K리그 유일MF' 울산유스 이동경,대표팀에 임하는 태도[직격인터뷰]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9-09-30 16:07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평양, 아무나 할 수 없는 경험을 하게 됐다. K리그 울산에 누가 되지 않게 열심히 뛰겠다."

'울산 영건' 이동경(22)이 평양행 벤투호 엔트리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파울루 벤투 국가대표팀 감독은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스리랑카, 북한과의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 H조 2·3차전을 치를 25명의 대표 선수를 발표했다. 벤투호는 10월 10일 스리랑카(오후 8시·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 15일 북한(오후 5시 30분·북한 평양 김일성경기장)과 차례로 맞붙는다.

벤투 감독은 지난 9월 A매치 2연전에서 이동경을 깜짝 발탁했다. 조지아와의 평가전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오른쪽 풀백으로 나서 패기만만한 크로스로 황의조의 첫골에 관여했다. 10월 2연전을 앞두고 또다시 이동경을 선택했다. 30일 오전 팀 훈련 직후 대표팀 재발탁 소식을 들은 이동경은 담담한 소감을 전했다. "생각도 못했는데, 감독님께서 좋게 봐주셔서 좋은 기회를 받게 됐다. 패기 있게 열심히 하는 모습을 좋게 봐주신 것같다. 감독님이 말씀하신 부분을 잘 이행하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기회를 주신 것같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평양김일성경기장에서 북한과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이동경은 "일단 아무나 할 수 없는 경험을 하게 됐다. 궁금하기도 하고, 막상 가보면 신기할 것같다"고 말했다. "그렇게 많은 관중 앞에서 뛰어본 적이 거의 없다. 긴장도 좀 될 것같다"며 웃었다.


울산 유스 출신 이동경은 이번 10월 A매치 2연전에서 벤투 감독의 선택을 받은 유일한 K리거 미드필더다. 올시즌 이동경은 K리그에서 가장 돋보이는 영플레이어다. 벤투호에서 복귀한 직후 지난 14일 경남 원정에서 선배 이근호의 백힐 패스를 왼발로 마무리한 장면은 압권이었다. 올시즌 3골2도움, 국대급 스트라이커들이 즐비한 '초호화군단' 울산에서 자신감 넘치는 왼발, 거침없는 쇄도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K리그와 울산 현대를 대표해 태극마크를 달았다는 말에 "제가 잘해서, 형들보다 잘해서 간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고 고개 숙였다. "처음 발탁됐을 때부터 항상 울산의 명예에 누가 되지 않게 최선을 다하고 오겠다는 말씀을 드렸다. 이번에도 울산에 피해가 되지 않게,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준비를 잘하겠다"는 겸손한 소감을 전했다. 룸메이트이자 멘토인 만능미드필더 김보경, 리그 최강의 오른쪽 풀백 김태환 등 9월 소집을 함께해던 팀 선배들은 패기만만 후배의 벤투호 재승선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이동경은 "형들이 혼자 간다고 건방 떨지 말고, 우리 무시하지 말라고 농담하셨다"면서 "'절대 그럴 일 없습니다'라고 말씀드렸다"며 미소 지었다.

첫 소집 때 '캡틴' 손흥민(토트넘)이 전화번호를 먼저 물어봐 설šœ募 이동경은 "흥민이형이 생일(9월20일) 때도 축하한다고 연락을 주셨다. 잘 챙겨주신다. 감사하다"고 했다. 첫 소집의 설렘을 넘어 이제 태극마크의 책임감이 생겼다. "두 번째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지난 번보다 좀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야 그 다음에도 갈 수 있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하지만 너무 부담 가져도 안될 것같다. 좋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보고 배운다는 마음으로 가겠다"고 다짐했다.

1997년생 이동경은 백승호와 동기다. 김민재, 황인범, 황희찬, 나상호 등 1996년생 선배들과도 가깝다. 1999년생으로 첫 발탁된 수비수 이재익도 김학범호 동계훈련에서 발을 맞춘 사이다. 대한민국 축구의 세대교체기, 한국축구의 미래인 이들의 성장은 대단히 중요하다. 이동경은 "어린 선수답게 한발 더 뛰고,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다같이 공유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벤투호 소집을 앞두고 자신을 키워준 울산을 위해 리그 경기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뛸 것을 다짐했다. 2위 울산은 현재 1위 전북과 승점이 같다. 스플릿리그까지 강원, 포항전 2경기를 앞두고 있다. 김도훈 울산 감독이 22세 이하 쿼터로 올시즌 내내 믿고 쓴 이동경의 역할은 중요하다. 이동경은 "남은 모든 경기에서 무조건 결과를 가져와야 한다. 무승부도 저희에겐 치명적일 수 있다. 항상 매경기 결승전이라는 각오로 우리 울산이 우승할 수 있게 간절하게 준비하겠다"는 강한 각오를 전했다. 영플레이어상 등 개인적 질문에 말을 아끼는 이 어린 선수는 팀 울산과 우승에 대한 질문에는 언제나 절실하게 답한다. 그라운드 밖에서 말이 적은 이 선수는 그라운드 안에서 대포알 슈팅을 아끼지 않는다. 대표팀의 한 관계자는 이동경에 대해 "경기 때도 훈련 때도 늘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태도가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태도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2019년 10월 A매치 대표팀 명단(25명)

GK(3명)=김승규(울산) 조현우(대구) 구성윤(삿포로)

DF(9명)=김영권(감바 오사카) 김민재(베이징 궈안) 박지수(광저우 헝다) 이 용 권경원 김진수(이상 전북) 홍 철(수원) 김문환(부산) 이재익(알라이얀)

MF(11명)=손흥민(토트넘) 이재성(홀슈타인 킬) 남태희(알사드) 황희찬(잘츠부르크) 백승호(다름슈타트) 황인범(밴쿠버) 나상호(도쿄) 권창훈(프라이부르크) 이동경(울산) 정우영(알사드) 이강인(발렌시아)

FW(2명)=김신욱(상하이 선화) 황의조(보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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