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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인터뷰]방출 설움 날린 문준호 "수원에 복수해서 기분 좋다"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19-09-19 05:49


화성 FC 문준호. 사진=대한축구협회

[화성=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수원 삼성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주인공은 다름 아닌 '수원 출신' 문준호(26·화성 FC)다.

2016년 고승범 김건희 등과 함께 수원에 입단한 문준호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와 FA컵에만 뛰고 리그 데뷔전을 끝내 치르지 못한 채 빅버드를 떠났다. 2017년 2부 FC 안양을 거쳐 현재 K3리그(4부) 소속 화성에서 활약한다. 3년 사이에 3단계 추락을 맛봤다. 그랬던 그가 18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수원과의 2019년 KEB하나은행 FA컵 준결승 1차전에서 수원 보란 듯 결승골을 터뜨렸다. 전반 24분 전매특허인 오른발 감아차기 슛으로 K리그 정상급 골키퍼인 노동건을 뚫었다. 팀이 남은 시간 이 골을 끝까지 지켜내면서 문준호가 수훈갑이 됐다.

그는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짜릿하다"고 결승골 소감을 밝혔다. 문준호는 "대진 추첨 당시 개인적으로 수원을 만나고 싶었다. 만남이 성사된 뒤에는 이를 갈았다. 준비를 잘해서 보여줄 건 보여주자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했다. "수원에서 보여준 게 없다. 힘든 시기였다"고 지난날을 돌아본 문준호는 "이렇게 수원을 만나 복수 아닌 복수를 해서 기분이 좋다"고 솔직한 감정을 가감 없이 털어놨다.


화성FC 문준호. 사진(화성)=윤진만
문준호는 10월 2일 추억의 빅버드를 다시 찾는다. 이곳에서 열릴 준결승 2차전에서 무승부 이상의 결과를 거둘 경우, 화성 구단 최초로 FA컵 결승에 오른다. 그는 "빅버드에서 데뷔전 한 경기를 치렀다. 수원에 문준호란 선수가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2차전이 열릴 빅버드에서)멋진 골을 넣고 싶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이날 화성이 기대 이상 선전한 이유에 대해선 "직접 경기를 뛰면서 우리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원 선수들이 실수하는 걸 보고 자신감이 생겼다"고 밝혔다. 능곡중-백암고-용인대를 거쳐 프로에 입성한 문준호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커리어를 돌아보며 "부담이 많았던 것 같다. 이제는 축구를 즐기고 싶다"며 무리해서 프로에 재도전하기 보단 즐기는 축구를 하며 기회를 기다리겠다고 했다.

화성 김학철 감독은 "몸담았던 수원과의 대결이었다. 그 자체로 다른 선수들보다 동기부여가 된 것 같다"며 "우리팀에 처음 왔을 땐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었는데, 이제는 우리팀에 없어서 안 될 선수가 됐다"고 평가했다.


화성=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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