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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한여름 폭염은 한풀 꺾였는데도 불쾌지수가 되레 올라간다?'
서울은 1일 전북과의 홈경기에서 0대2로 완패하며 4경기 연속 무승(2무2패)에 빠졌다. 올시즌 최다 무승 행진이다. 한때 잘나갔던 서울이 동력을 잃은 채 휘청거리게 되자 '무엇이 문제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최근 서울 관련 뉴스에 어김없이 따라붙는 댓글을 보면 그 원인을 엿볼 수 있다. 비판성 댓글에서는 '여름 이적시장에서 보강하지 않더니 결국…, 구단은 각성하라'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팬들의 불만은 댓글에 그치지 않았다. 서울의 열성팬들이 주로 방문하는 구단 공식 SNS와 소셜게시판에는 여름 전력보강 부실을 성토하거나 아쉬워하는 반응들이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한국프로축구연맹의 겨울 이적시장 집계 결과 서울이 11명의 선수를 내보낸 반면 12개 구단 중 가장 적은 9명을 영입한 것으로 드러나자 구단 게시판에는 비판글이 이어졌다. '명예회복의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것이었다. 명색이 현대, 삼성계 구단과 어깨를 나란히 해 온 기업구단이자 리딩클럽이라 불려왔는데 시민구단보다 못한 선수 영입을 했으니 팬들의 실망이 클 만도 했다.
결국 팬들은 '잊지말자 2018, 함께 뛰자 2019'란 문구의 플래카드를 만들었고 경기때마다 내걸고 구단과 선수단의 각성을 촉구하는 중이다.
시즌 개막 전의 서울 팬들 불만은 점차 사그라들었었다. 객관적으로 열세인 전력인 데도 선수단이 '더 잃을 것도 없다'는 투쟁심으로 똘똘 뭉쳐 상위권 행진을 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후반기 '소방수'로 돌아온 최용수 감독을 두고 '최용수의 매직'이란 찬사까지 등장하며 팬들은 다시 신바람이 났다.
그 덕분에 서울은 리딩클럽의 증표도 되찾았다. 올시즌 현재(14경기) 평균 관중은 1만8316명으로 관중 순위 2위 전북(평균 1만4544명)을 크게 따돌렸다. 지난해 평균 1만1566명으로 2위를 했던 것과 비교하면 58%나 증가한 수치다. 이같은 관중수는 2014년 수원 삼성(평균 1만9608명) 이후 최다 기록이다.
하지만 여름을 보내면서 급격하게 동력이 떨어졌다. 상반기 통틀어 2패밖에 하지 않았던 서울이 7월 이후 5패를 했다. 공교롭게도 서울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K리그1 구단 중 유일하게 영입 실적이 '제로'였다. 팬들은 '하위그룹이 유력시됐던 팀이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고 있으니 '윤활유'만 조금 쳐 주면 더욱 탄력받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선수층이 얇은 가운데 상반기의 '이변'을 연출하기 위해 이른바 '오버페이스'를 했던 선수들에겐 시의적절한 '당근'이기도 했다.
하지만 구단의 선택은 '제로'였다. 우려한 대로 힘 떨어진 선수들, 특히 약점으로 지적돼 왔던 수비라인의 경기력은 눈에 띄게 떨어졌다. 이웅희 김원식 등 수비자원의 부상 탓도 있지만 마땅한 대체 자원이 없어 미드필더 정현철을 끌어다 버티고 있다.
여름시장 '제로'와 맞물려 무승 행진이 길어지고 있으니 팬들의 불쾌지수가 다시 높아진 것은 어찌보면 당연지사다. 자전거는 페달을 죽어라 밟아봐야 오토바이를 따라잡을 수 없다. 상반기만 해도 명가재건 '8부능선'까지 가는 듯했던 '공든 탑'을 스스로 갉아먹는 형국이 된 셈이다.
선수들도 팬들의 비판에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영입 제로'로 인한 사기 추락, 체력 저하를 감안하더라도 상반기 잘나갈 때의 근성을 찾아보기 힘든 장면을 자주 노출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제주전(1대1 무)이 특히 심했고, 지난 주말 전북전 전반에서도 성의를 의심케 하는 장면이 나왔다. 최 감독은 "서울답지 못한 플레이에 화가 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아쉽지만 이제 와서 선수 보강을 할 수도 없다. 이미 배는 떠났다. 선수단은 상반기의 마음가짐을 다시 떠올리며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어차피 지금 분위기는 일부러 태업을 하지 않는 한, 순위가 더 내려갔다고 해서 선수를 원망할 서울 팬들은 거의 없다.
3위 수성도 위태로워지는 가운데 '호흡조절' 시간을 번 서울이다. 최 감독 말대로 A매치 휴식기를 효율적으로 보낸 뒤 어떻게 달라질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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