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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수 이나키 윌리암스(25·아틀레틱 빌바오)는 지난 11일 구단과 9년 연장계약을 했다. 국내 아이돌 1세대 시절에나 볼 수 있는 사실상의 '종신 계약'이다.
지난해 12월 빌바오 1군 감독으로 부임한 가이즈카 가리타노 감독(54)은 "우린 다른 팀들과 다르다. 돈, 우승만이 아니라 우리의 유니폼, 우리의 가치, 우리의 가족과 친구를 위해 뛴다. 내 생각에 우리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유니크한 팀일 것이다. 이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12일 영국 정론지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말했다.
가리타노 감독 역시 빌바오 출신이다. 구단 훈련장에서 10분 남짓 거리의 지역에서 나고 자랐다. 현재 자신이 지도하는 1군 선수들은 하나같이 '지인의 아들' '누군가의 조카' '레전드의 손자'다. 유스팀에서 훈련 중인 선수들 또한 바스크에서 성장한 '누군가의 아들'이다. '구단에 대한 충성심'과 '가족과 같은 분위기'는 빌바오만이 가질 수 있는 최대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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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타노 감독은 "빌바오와 같은 팀이 100년 넘게 강등이 되지 않은 건 기적이라고 봐야 한다. 바스크 지역의 팀이 그렇게 하는 건 결코 쉽지 않다. 게다가 다른 팀들은 점점 부유해지고, 상대하기가 더 까다로워진다. 하지만 우린 앞으로도 지난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철학을 바꾸지 않을 것이다. 잔류하기가 점점 더 버거워지더라도 우리의 전통을 지켜야 한다. 빌바오에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빌바오는 두 잉글랜드 출신 감독 프레드 펜틀랜드와 하워드 켄달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스페인 내 잉글랜드 클럽'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스페인답지 않은 플레이스타일과 독특한 홈 경기장 분위기를 연출한다. 빌바오와 함께 강등을 경험하지 않은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와 같은 강호들도 빌바오의 산 마메스 경기장에선 고전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난시즌 빌바오(8위) 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 7팀 모두 산 마메스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조수 우루티아 전 빌바오 회장(50)은 "앞으로도 몹시 어려운 도전이 펼쳐질 것이다. 그것이 쓰나미 수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위력을 믿는다.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뉴욕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밝혔다. 팀내 최고의 골잡이인 윌리암스는 "할 수 있는 한, 빌바오를 더 위대한 구단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빌바오는 오는 17일 2019~2020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개막전부터 디펜딩 챔피언 FC 바르셀로나를 만난다. 현시점에서 가장 강한 상대이지만, 바르셀로나 역시 빌바오 원정을 걱정해야 할 것이다. 지난시즌 우승하는 과정에서 빌바오를 두 번 만나 각각 1대1과 0대0으로 비겼다. 산 마메스의 독특한 분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에이스 리오넬 메시(31)가 부상으로 결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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