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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 노쇼' 여파 없었다, K리그 흥행가도 '이상무'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9-08-06 06:00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호날두 노쇼' 후폭풍이 거세다.

지난달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K리그와 유벤투스간 친선경기는 유벤투스가 당초 약속한 호날두의 팬서비스 행사 참여, 45분 이상 출전 등의 계약 조항을 위반하면서 걷잡을 수 없는 파장을 낳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곧바로 유벤투스와 세리에A 사무국에 항의 서한을 보냈고, 유벤투스가 이를 반박하는 내용의 답장을 보내며 사태는 더욱 커졌다. 아프다는 핑계로 뛰지 않은 '당사자' 호날두는 SNS를 통해 러닝머신을 뛰는 영상을 올리고, 자신의 수상 소식을 자랑하는 등 한국팬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엇다. 호날두는 현재 한국팬들의 SNS 항의 글을 모두 지우고 있다.

호날두를 보기 위해 거액의 티켓을 구입한 피해자들은 법적 대응에 나섰다. 호날두와 유벤투스, 주최사 더페스타를 사기 혐의로 고발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역시 경기 중 스포츠 도박 사이트 광고가 노출된 것이 불법인지 여부를 가리기 위해 수사를 의뢰했다. 이용표 서울경찰청장은 5일 "사건 관련자 1명을 출국 금지하고, 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확보하는 등 수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출국 금지된 관계자는 로빈 장 더페스타 대표로 알려졌다. 장 대표는 "유벤투스 관계자가 사과하기 위해 한국에 올 것"이라고 하는 등 사태 해결에 분주하지만, 아직 이렇다할 성과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장 대표는 "도망칠 생각은 없다. 경찰 조사도 성실히 받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토록 그날의 여진은 여전하지만, K리그는 뜨거웠다. 2일 서울과 대구의 경기가 펼쳐진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무려 1만6777명의 관중이 들어섰다. 일주일 전 호날두를 보기 위해 찾은 6만5000명에는 한참 미치지 못했지만, 올 시즌 프로축구연맹이 야심차게 계획한 프라이데이나이트 최다 관중 기록을 새로 썼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날씨 속, 실망과 아픔을 준 장소에서 K리그만의 경쟁력을 다시 확인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경기였다.

'병수볼'로 뜨거운 강원과 '스타군단' 전북의 경기가 열린 4일 송암스포츠타운에는 4471명의 관중이 모였다. 올 시즌 춘천 최다 관중이었다. 인천과 성남의 경기가 펼쳐진 인천축구전용구장에는 5294명이, 수원-포항전이 열린 수원월드컵경기장에는 7475명이 자리를 채웠다. 올 시즌 초반부터 이어지고 있는 K리그 흥행 기조가 계속됐다. 경기도 '꿀잼'이었다. 올 시즌 새롭게 라이벌전으로 자리잡은 서울-대구전에서는 치열한 승부 끝에 2대1로 서울이 웃었고, 강원은 이른바 '마약축구'가 막판 또 다시 힘을 발휘하며 전북과 3대3 명승부를 만들어냈다.

사실 걱정이 컸다. K리그는 일주일 내내 호날두 후폭풍에 신음했다. 프로축구연맹은 K리그 흥행에 가속도를 붙이기 위해 유벤투스전을 계획했는데, 역효과를 냈다. 본격적인 순위 싸움이 펼쳐지는 지금, K리그만 바라봐야 할 팬들의 시선이 나뉘었다. 주최사가 아닌 연맹이 발빠른 후속조치에 나선 것도 혹시 모를 흥행 역풍을 막기 위해서였다. '호날두 노쇼 파문' 이후 치러지는 24라운드는 향후 흥행 가도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라운드였다.

다행히 팬들의 사랑은 여전히 뜨거웠다. 유벤투스전 이후 충성스런 팬들이 결집하고, 해외축구만 바라봤던 일부 팬들이 국내 축구쪽으로 눈을 돌리며 오히려 호재를 맞는 모습이다. 유벤투스전에서 맹활약을 펼친 오스마르(서울) 세징야(대구) 타가트(수원) 등에 대한 인지도도 급격히 상승했다. 팬들의 사랑에 화답하듯 6개 구장 모두 뜨거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감독들 역시 약속이라도 한 듯 공격적인 축구로 나섰고, 선수들도 몸이 부서져라 뛰었다.

'호날두 노쇼' 후폭풍을 넘고 다시 달리는 K리그, 올 시즌 흥행 전선은 '이상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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