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리버풀 팬과 셀카 찍는 스털링, '큰 선수'로 진화 중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19-08-05 10:06 | 최종수정 2019-08-05 12:58


사진=중계화면

로이터 연합뉴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라힘 스털링(24·맨시티)의 '그릇'이 조금 더 커진 느낌이다.

스털링은 4일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2019년 FA 커뮤니티실드에서 12분 다비드 실바의 감각적인 패스를 선제골로 연결하며 팀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시즌 총 25골을 넣으며 잉글랜드 기자협회 선정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선수답게 경기 내내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뽐냈다. 팀내 최다 슈팅(3) 최다 키 패스(2)를 기록했다.

이날 득점은 '친정' 리버풀을 상대로 11경기 만에 기록한 '첫 골'이었다. 스털링은 유스 시절을 포함해 2015년 맨시티로 이적하기 전까지 5년 동안 리버풀에 머물렀다. 유스의 껍질을 깬 시점에 돌연 이적을 요청하면서 '배신자'로 낙인찍혔다. 2015년 이후 맨시티-리버풀전 메인 테마는 스털링이었다. 야유는 기본 옵션처럼 여겨졌다. 이날도 다르지 않았다. 스털링이 공을 잡을 때마다 어디선가 '우~' 소리가 나왔다.


잉글랜드 대표팀 트위터

스털링은 그동안 압박감에 짓눌렸기 때문인지 리버풀 앞에만 가면 작아졌다. 하지만 이날은 흔들리지 않고 선제골까지 낚았다. 승부차기 스코어 5-4로 승리한 경기를 마친 뒤 행동에선 성숙미가 느껴졌다. 끝까지 경기장에 남아 리버풀 팬들과 인사를 하고 '실착' 유니폼을 선물하고 셀카를 찍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 상상도 못할 일. 자칫 험한 욕설을 들을 수도 있었다.

스털링은 인종차별과 같은 사회 이슈에 대해 거리낌없이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선수로 잘 알려졌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의 팀에서 붙박이 주전 윙어로 활약 중이고, 지난 6월에는 잉글랜드 국가대표 경기에서 주장 완장을 찼다. 불우한 환경에서 성장한 그는 어느 새 실력과 리더십, 그리고 포용력을 겸비한 잉글랜드 축구계의 아이콘 중 하나가 됐다.

'BBC'는 "스털링은 한 명의 선수이자 인간으로서 올바른 방향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고 적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사주로 알아보는 내 운명의 상대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