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호날두 노쇼 사태, K리그 흥행에 득 될까 독 될까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9-07-30 13:32


26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팀 K리그와 유벤투스의 친선경기가 열렸다. 호날두와 유벤투스를 응원하고 있는 축구팬들. 상암=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9.07.26/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노쇼 사태. K리그 흥행이 득이 될까, 독이 될까.

팀 K리그와 이탈리아 유벤투스의 경기가 열린 게 26일. 시간이 한참 지났다. 하지만 아직 축구계는 호날두 노쇼 사태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30일 휴식기를 마치고 K리그1 경기가 시작되는데, 호날두 사태가 K리그에까지 큰 영향을 미칠 조짐이다.

한국 축구팬들은 세계적 스타 호날두의 경기를 직접 볼 수 있다는 사실에 설레였다 주최측도 호날두가 45분 이상 출전할 것이라고 대대적인 홍보를 했다. 경기장에는 6만명이 넘는 팬들이 가득 찼다. 하지만 호날두는 잠시도 그라운드를 밟지 않았다. 호날두에 대한 배신감, 주최측에 대한 성토, 사후 처리 과정에 있어 난무하는 설 등으로 축구계와 팬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그런 가운데 K리그가 재개된다. 호날두 사태가 K리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일단 두 가지 시선으로 나뉜다. 첫 번째는 K리그 흥행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사실 올해 K리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축구팬들은 지난 십수년 간 유럽 축구에 대한 관심을 더 크게 보여온 게 사실이다. TV 중계가 활성화되고 SNS 소통이 활발해지며 쉽게 스타 플레이어들, 명문 구단들의 경기와 일상을 접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사실 팬들 입장에서 똑같은 축구라면, 더 수준 높고 재밌는 경기를 보고 싶어하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호날두 쇼크가 해외 축구 스타에 대한 보이콧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보이콧까지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어차피 아시아 먼 곳 팬들을 크게 신경쓰지 않을 선수들에게 애정을 주지 말자는 것이다. 그 마음을 가까이에 있는 K리그 선수들에게 보내면 팬들 입장에서도 서운할 일이 없고, 리그 발전에도 도움이 되는 선순환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유벤투스전에서 활약한 세징야(대구) 타가트(수원) 등에 대한 인지도가 급격하게 상승했다.

그런데 장밋빛만 그릴 수도 없는 현실이다. 경기가 끝난 지 수일이 지났지만, 연일 축구 뉴스는 호날두 노쇼 관련 내용으로 쏟아지고 있다. 미처 알려지지 않았던 충격적 비하인드 스토리가 알려지며 팬들의 더 큰 분노를 야기하고 있다. 스포츠조선 취재 결과, 유벤투스가 정규 90분이 아닌 80분 경기를 하자는 얘기를 했다는 소식에, 유벤투스를 향한 성토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여기에 주최측 더 페스타도 자신들이 살아나갈 구멍만 찾고 있지, 진정한 사과와 보상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유벤투스가 사과를 위해 입국한다는데, 그 일정마저도 확실치 않다. 전 국민의 관심사가 돼버린 상황에서 사과든, 보상이든, 증거 공개 등 뭔가 확실하게 사건에 대한 매조지가 지어지지 않으면 계속해서 여론은 호날두 논란에만 집중될 수밖에 없다. K리그 경기에는 관심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프로축구연맹은 올시즌 살아나는 축구 인기에 정점을 찍기 위해, K리그 올스타와 호날두의 유벤투스가 맞붙는 대형 이벤트를 기획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호날두 노쇼 사태가 K리그에 엉뚱한 영향을 미칠 조짐이다. 엉겁결에 K리그 인기가 올라간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팬들이 이번 일로 축구 자체에 대한 실망을 느껴 축구라는 종목과 스타 플레이어들을 보지 않으려 한다면 축구계에는 뼈아픈 일로 남을 수밖에 없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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