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4골 주고 5골 넣은 강원, 롤러코스터 같았던 GK이광연 데뷔전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19-06-24 05:30


이광연.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축구팬 사이에서 '빛'으로 불리는 20세 이하(U-20) 대표팀 골키퍼 이광연(19·강원 FC)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K리그 데뷔전이 될 것 같다.

이광연은 23일 오후 7시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19 17라운드에서 경기 시작 57분 만에 무려 4골을 허용하며 고개를 떨궜다. 하지만 팀이 후반에만 기적처럼 5골을 몰아넣으며 5대4로 대역전승했다. 김병수 강원 감독의 '실험'이 실패로 돌아가는 듯싶었지만, 팀의 역전승으로 이광연은 한숨을 돌렸다.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팬들의 관심은 온통 이광연에게 쏠렸다. 2019년 FIFA U-20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의 준우승 쾌거를 이끈 주역 중 한 명이 우크라이나와 결승전을 치른 지 꼭 일주일 만에 K리그 데뷔전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올해 강원에 입단한 이광연은 이전까지 K리그 한 경기 엔트리에 든 게 전부였다.

팀내 3~4번째 골키퍼로 분류할 수 있는 선수가 16살 위인 주전 골키퍼 김호준, 6살 위인 백업 골키퍼 함석민을 끌어내리고 선발 명단에 과감히 이름을 올렸다. 이광연의 깜짝 선발 투입으로 함석민은 벤치에 앉지 못했다. 그만큼 '모험수'였다. 김병수 감독은 경기 전 "큰 무대에서 충분히 활약했고, 22세이하 투입 규정에도 부합하며, 컨디션도 나쁘지 않아서" 투입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꿈의 데뷔전'과는 거리가 멀었다. 전반 18분 만에 완델손의 왼발 중거리 포에 속절없이 당했다. 골문 우측 하단을 찌르는 공을 쳐내기 위해 몸을 날렸지만, 손에 닿지 않았다. 전반 38분에는 완델손의 장거리 프리킥이 문전 앞 누구의의 몸에도 스치지 않고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막바지 이수빈의 하프라인 장거리 슈팅과 문전 앞 전민광의 헤더를 멋지게 쳐내며 추가실점을 막은 부분은 칭찬할 만했다.

정신 없는 45분이 지나 후반이 시작됐다. 이광연은 마음을 다잡고 경기장에 들어섰겠지만, 후반 개시 9분만에 이석현에게 3번째 골을 허용했다. 김승대의 슛이 크로스바에 맞고 나왔다. 공을 잡은 정재용이 박스 안 가운데 부근에서 대기하던 이석현에게 연결하며 골을 이끌어냈다. 이광연은 2분 뒤 골문 좌측 하단에 꽂히는 완델손의 왼발 감아차기 슛에 또 당했다. 해트트릭을 허용했다. 0-4, 경기 시작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점수차는 4골차로 벌어졌다.

정조국 김지현을 잇달아 투입한 강원이 막판 거세게 몰아붙였다. 후반 25분 조재완과 33분 발렌티노스의 골로 따라붙었다. 후반 추가시간 조재완이 머리와 왼발로 두 골을 몰아치며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그리고 종료 직전 정조국의 헤더가 골망을 흔들었다. 5대4, 기적같은 역전승을 이끈 결승골이었다. 월드컵 승부차기 순간에도 미소를 지어보이던 '스마일가이' 이광연은 그제야 두 팔을 쭉 편 채 미소 지었다. 강원(승점 24점)은 5경기만에 승리를 거뒀다. 반면 4연패 늪에 빠진 포항(승점 20점)은 6위 탈환 기회를 놓쳤다.
춘천=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사주로 알아보는 내 운명의 상대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