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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대행으로 선임은 했는데, 올시즌 안에 정식 감독 선임 작업을 완료한다? 알다가도 모르겠는 서울 이랜드의 행보다.
그만큼 이랜드 내부 사정이 복잡하다는 뜻이다. 이랜드는 지난달 22일 성적 부진을 이유로 김현수 감독이 자진사퇴했다. 이후 새 감독 선임 작업을 거쳤고, 한 지도자와 계약 성사 단계까지 갔다고 알려졌지만 마지막 세부 사항 조율 과정에서 틀어지고 말았다.
이후 혼란의 시기가 찾아왔다. A매치 휴식기 동안 팀을 정비할 새 감독을 찾아야 하는데, 이 문제가 꼬이고 말았다. 그렇다고 다가올 게임 준비를 하지 않을 수도 없었다. 일단 김 감독 사퇴 후 2경기를 지휘한 우성용 수석코치가 휴식기 선수단을 이끌었고, 이랜드는 새 감독을 빨리 찾겠다는 스탠스를 유지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사실 휴식기 천안 전지훈련 동안 단장님께서 선수단을 격려 방문했다. 이 때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에게 감독대행 승격 운을 이미 띄워놓은 상태였다"고 했다. 이게 사실이라면 전남전을 앞두고 감독대행 선임 사실을 발표하는 게 모양새가 좋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 후 발표 시점을 고집한 것에 대해 묻자 "먼저 발표를 할까 하다, 여러 사정 속에 경기 후가 좋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답을 했다. 그 사정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전남전 결과에 따라 방향이 틀어질 수 있었냐는 것에도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발표 시기를 떠나 우 감독대행이 안정적으로 남은 시즌을 치르는 것도 아니다. 이랜드는 "우 감독대행 체제로 가지만, 감독 선임 작업을 안하는 건 아니다"고 못박았다. 새 감독 선임 시기에 대해서도 "올시즌 안에 결정난다"고 했다. 우 감독대행이 언제 대행 자리를 내놓을 지 모르는 것이다.
한편, 축구계에는 이랜드가 새 감독을 찾지 못하는 것에 대해 모기업의 의지가 작용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돌고 있다. 금전적 문제 등이 거론된다. 이랜드는 이에 대해서도 "그룹에 보고를 하는 체계는 갖추고 있지만, 감독 선임 과정은 축구단 내에서 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그동안 감독 교체가 너무 잦아 방향성이 없게 보였다. 그래서 갑자기 불을 끌 소방수를 구하는 것보다 길게 보면서 방향성을 구축하자는 얘기가 구단 내부, 그룹에서도 공통돼 나왔다. 그래서 시간이 걸리는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K리그1에 진출하겠다며 2015년 야심찬 출발을 한 이랜드지만, K리그2에서도 경쟁력을 잃은 채 표류하고 있다. 올시즌도 리그 최하위에 머무른 채 어디로 튈 지 모르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과연 '난파선' 이랜드는 어디로 흘러가게 될까.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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