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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어나더레벨'이라는 표현이 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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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기술이다. 우리가 이강인에 그토록 열광하는 이유 중 하나는 그간 한국 선수들에게서 볼 수 없는 탁월한 테크닉 때문이다.
탈압박 뿐만 아니라 드리블 능력도 빼어나다. 스피드는 빠르지 않지만, 상대 한두명은 가볍게 제친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이강인의 드리블은 속도의 변화 보다는 페이크에 의한 변화가 크다. 이강인이 드리블 칠때보면 팔을 움직이면서 상체를 흔드는 장면이 많은데, 그게 상대의 동작을 읽고 미묘한 틈이나 타이밍을 뺏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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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의 패스가 날카로운 것은 역시 탁월한 왼발킥 능력에서 나온다. 신 교수는 "킥이 상당히 빠르고 정확하다. A대표팀의 어떤 키커와 비교해도, 어떤 면에서는 우위에 있다. 코너킥 등 정지해놓은 볼을 찰때는 일관성을 보일 정도"라고 했다. 이 코치는 "밸런스가 흐트러진 상황에서도 좋은 킥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훈련이 잘돼 있다는 이야기"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스피드가 부족하고, 볼을 다소 끈다는 지적도 있지만, 전문가들을 대체로 동의하지 않았다. 신 교수는 "사람들이 이강인이 두 살이 어리다는 점을 간과한다. 이 연령대는 1~2개월만으로도 차이가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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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타고난 재능, 그리고 스페인 유학 두가지를 꼽았다.
KBS 예능 프로그램 '날아라 슛돌이'에서 이강인을 지도한 유상철 인천 감독은 이강인에 대해 한마디로 "타고난 재능"이라고 설명했다. 이강인은 당시부터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축구신동'으로 불렸다. 유 감독은 "그 나이에 그렇게 차는 애를 본 적이 없다. 당시 PD가 오디션을 봐서 선수를 선발했는데, 강인이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성인을 축소해놓은 느낌이었다"고 했다.
이강인은 당시부터 특출난 기술을 갖고 있었다. 유 감독은 "강인이가 일곱살때 나와 골대 맞추기 대결을 했다. 그때 우리팀에 있는 애들도 좋은 선수들이었는데도 공이 골대까지 안갔다. 강인이는 날아가는 수준을 넘어서 골대를 곧잘 맞출 정도였다"고 했다. 이어 "워낙 축구 DNA가 뛰어나 가르쳐 주는 기술을 스폰지처럼 빨아들였다. 지금 선보이는 기술의 상당 부분을 당시부터 구사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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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재능이 만개하는데에는 스페인행이 결정적이었다. 이강인은 2011년 스페인 유학을 결심하고, 발렌시아에 입단했다. 유 감독은 "당시 강인이를 보면서 국내에 있으면 묻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국에 나갔으면 했는데, 기대대로 잘됐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지금 이강인 기술의 상당 부분이 국내 지도 방식대로라면 완성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 코치는 "스루패스 성공률은 확률적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국내에서는 볼을 뺏기지 않는데 주력한다. 모험적인 패스를 할 수 있게 된 것은 스페인에서 유년시절을 보냈기 때문"이라고 했다. 신 교수 역시 "한국축구의 결정력이 떨어지는 이유는 문전에서 책임을 회피하려하기 때문이다. 이강인은 오히려 문전으로 갈수록 더 대담해진다. 어린시절부터 스페인식 축구가 몸에 베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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