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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인터뷰]'베테랑의 품격'염기훈"동국이형,배기종과 같은 마음"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9-04-04 08:09



"베테랑들의 활약은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다."

수원 캡틴 염기훈(36)이 올시즌 초반 맹활약하고 있는 각팀 베테랑 공격수들의 선전 뒤에 숨은 치열한 노력을 이야기했다. 올시즌 초반 베테랑 공격수들의 활약이 유독 눈부시다. 불혹의 이동국(전북)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베이징 궈안전에서 1골1도움, 4라운드 경남전에서 페널티킥 골을 기록했다. 배기종(36·경남)은 3-4라운드에서 2경기 연속, 극장골로 팀을 패배에서 구했다. 대세 대구를 이기고 1강 전북과 비겼다. 박주영(34·서울)도 4라운드 울산전에서 막판 골을 터뜨렸다. 세월을 거스르는 베테랑 공격수들의 활약은 K리그 초반 가장 또렷한 현상이다.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상주 상무전, 수원 베테랑 염기훈의 활약 역시 눈부셨다. 70-70클럽에 단 1골만을 남겨둔 상황, 염기훈은 이날 후반 시작과 함께 바그닝요 대신 그라운드를 밟았다. 2006년 프로 무대에 데뷔한 '현역 레전드' 염기훈의 리그 350번째 경기였다. 염기훈이 들어선 후 수원의 공격이 확 달라졌다. 후반 4분, 염기훈의 날선 왼발 프리킥이 상주 키퍼 윤보상의 선방에 막혔다. 70호골을 예감했던 이임생 감독이 두손을 마주치며 아까워했다. 후반 27분 상대 센터백 김영빈의 퇴장 장면에도 염기훈이 있었다. 김영빈이 염기훈을 막으려다 발을 들어 얼굴쪽을 가격하며 즉시 퇴장을 당했다.

경기 직후 만난 염기훈은 프리킥에 대한 질문에 "아까웠다. 들어가는 줄 알았다. 잘 찼고 잘 막았다"며 미소 지었다. 70-70 기록에 대한 부담감에 대해선 "기록 부담감은 전혀 없다. 시즌 초반 페널티킥으로 빠르게 2골을 넣고 시작했다. 프로 데뷔 이후 득점이 가장 빠른 페이스다. 그래서 기록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고 했다.


염기훈은 올시즌 5경기에서 2골1도움을 기록중이다. 7일 강원전을 앞두고 통산 350경기 69골 104도움을 기록중이다. 매경기 70-70클럽에 도전하며, 특유의 투지와 헌신으로 수원을 이끌고 있다. 후반 27분 김영빈의 퇴장 상황, 어깨 쪽이 멍드는 고통속에서도 염기훈은 "빨리 일어서려고 노력했다"고 털어놨다. "영빈이가 바로 달려와서 사과했다. 축구하다보면 항상 일어나는 일이다. 오래 누워있지 않고 빨리 일어나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어깨쪽이 좀 멍들었다. 얼굴에 직접 맞지 않고 어깨와 같이 맞아서 다행이다. 얼굴을 안다쳐 다행"이라며 싱긋 웃었다.



염기훈은 시즌 초반 베테랑들의 맹활약에 대한 질문에 눈부신 활약 뒤의 피나는 노력을 이야기했다. "요즘 K리그는 어린 선수를 선호한다. 당연하지만 그만큼 베테랑 선수들도 어린 선수들에게 지지 않으려고 정말 노력한다. 어린 선수만큼, 아니 더많이 하려고 한다"고 했다. "경기장에서의 그런 모습이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다. 나 또한 우리 팀 어린 선수들과 17살까지 차이가 난다. 그 선수들을 이기려면 그만큼 더 노력해야 한다"면서 "저희 베테랑 선수들이 경기장에 그냥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운이 아니다. 준비한 만큼 결과는 따라온다"고 강조했다. "어린 선수들도 최선을 다해 준비하지만 우리 역시 은퇴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모든 걸 쏟아내고 있다. 훈련장에서도, 경기장에서도, 보강훈련도… 제 마음과 기종이 마음, 동국이형 마음이 다 비슷할 것이다. 언제 또 이 자리가 올지 모른다는 간절함이 있다. 후배들이 저는 아니더라도 기종이와 동국이형을 보면서 본받았으면 한다. 그 엄청난 노력이 현장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날 수원은 수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0대0으로 비겼다. 염기훈은 "상대가 퇴장당하면서 몰아쳤었는데 찬스를 살리지 못한 것은 아쉽다"면서도 "상주가 경기해보면 결코 만만치가 않다. 매경기 실점했는데 5경기만에 무실점한 것이 다행이다. 수비수들도 끈끈한 면이 생겼다"고 자평했다. 골을 터뜨리지 못한 공격라인에 대해서도 희망을 노래했다. 타가트와 데얀의 투톱 호흡이 시간이 흐를수록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스타일이 다른 두 선수다. 타가트가 박스 안에서 등을 지는 선수라면, 데얀은 나와서 플레이한다. 같은 성향이 아니어서 오히려 잘 맞다. 저도 패스를 넣을 때 타가트 쪽으로 넣었을 때 데얀의 움직임을 생각한다. 계속 손발을 맞춰나가다 보면 점점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수원=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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