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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머니 장인'으로 거듭난 '악동' 발로텔리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19-03-11 15:52


마리오 발로텔리와 마르세유 동료들. AFP 연합뉴스



이제 마리오 발로텔리(28·마르세유)를 '악동' 대신 '세리머니 장인'으로 불러야 할 것 같다. 불을 지르거나, 불법주차를 하는 것과 같은 기행을 저지르는 대신, 축구에 집중하며 매번 신선한 세리머니를 선보인다.

지난 4일 생테티엔과 리그앙 경기에서 바이시클킥으로 득점한 뒤 '직캠 세리머니'를 선보인 게 대표적. 구단 관계자로 보이는 남성에게 휴대폰을 건네받아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시작했다. 동료와 득점을 즐기는 장면을 관중뿐 아니라 수많은 SNS 팔로워들과 실시간으로 공유하기 위해서다. 세리머니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11일 니스전에서도 새로운 골뒤풀이가 등장했다. 전 소속팀이기도 한 니스를 상대로 선제결승골을 기록한 그는 코너 플랙 부근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지난 1월 마르세유에 입단해 '절친'이 된 플레이메이커 플로리앙 토뱅과 마주 앉아 뜬금없이 가위바위보를 했다.

지난 2월 아미앵전에서 둘은 발로텔리의 득점포가 터진 뒤 나란히 한쪽 다리를 질질 끌었다. 케냐 미드필더 스벤 이다가 한 경기에서 선보이며 화제를 모은 '부상 세리머니'를 따라 한 것으로 보인다. 이다는 리그앙과 같은 큰 무대에서 자신의 세리머니를 볼 수 있어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매번 새로운 세리머니를 선보이는 발로텔리이지만, 세리머니를 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한 적이 있다. 독일과의 유로2012 준결승을 앞두고 "득점은 내 임무다. 고로 득점을 하더라도 세리머니를 하지 않는다. 집배원이 우편을 배달하고서 세리머니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실제로 '왜 나만 갖고 그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긴 했으나, 보통 득점한 뒤에는 시크한 표정을 짓는 게 전부였다.

환경이 바뀌자 발로텔리의 마음도 바뀌었다. 파트리크 비에라 니스 감독과 마찰로 올 시즌 전반기에 침체기를 겪은 발로텔리는 지난 1월 마르세유 이적 후 1월 25일 릴전 데뷔골을 포함해 출전한 최근 7경기에서 5골을 몰아넣으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동료들과 세리머니를 연구할 정도로 마르세유 생활을 즐기는 눈치. 최근 인터뷰에선 계약 연장을 통해 마르세유에 오래도록 남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마르세유도 발로텔리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발로텔리가 최근 득점한 4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며 올랭피크리옹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28라운드 현재 리옹이 승점 50점으로 3위, 마르세유가 승점 47점으로 4위다. 프랑스 리그앙에선 3위까지 다음시즌 챔피언스리그 티켓이 주어진다.


루디 가르디아 마르세유 감독은 "발로텔리와 같은 골잡이가 있다면, 36번의 득점 찬스는 필요치 않다"며 "오늘 득점을 넘어 발로텔리가 보인 태도에 굉장히 만족한다"고 말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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