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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2 현장리뷰] EXID 노래처럼 '덜덜덜' 한 광주와 펠리페, 아산 4-0 대파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19-03-10 14:53


광주 펠리페. 한국프로축구연맹

비바람이 몰아친 10일 오후 광주월드컵경기장. 인기 걸그룹 EXID가 광주FC의 2019년 하나원큐 K리그2 홈 개막전을 응원하고자 경기장을 찾았다. EXID가 하프타임에 '알러뷰' '위아래' 등을 열창할 때, 전광판은 2-0을 가리키고 있었다.

홈팀 광주가 EXID가 경기장을 떠난 뒤에도 45분 동안 두 골을 추가하며 4대0 쾌승이라는 값진 결과를 얻어냈다. 1차전에서 서울이랜드를 2대0으로 제압한 광주는 2전 전승 득실차 6골로 단숨에 선두로 올라섰다.

광주 박진섭 감독은 K리그2 미디어데이에서 유력한 우승후보로 절친한 후배 박동혁이 이끄는 아산을 꼽았다. 경기 전 아산에 대해 묻는 말에 "잘하는 팀"이라고 강조하며 어려운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막상 뚜껑을 여니 내용물은 전혀 달랐다.

지난 이랜드전에서 전반 4분만에 선제골을 넣은 광주는 이날 5분만에 선취득점하며 또 한 번 이른시간 기선을 제압했다. 좌측에서 박정수가 띄워준 크로스를 193cm 장신 공격수 펠리페가 헤더로 연결했다. 골대에 맞고 나온 공을 펠리페가 재차 밀어넣었다.

전반 29분 추가골이 터졌다. 코너킥 상황에서 이희균이 찔러준 대각 땅볼 크로스를 펠리페가 문전 앞에서 영리하게 공의 방향만 바꿨다. 순식간에 스코어가 2-0으로 벌어졌다.

광주는 이명주 주세종으로 이어지는 국가대표급 중앙 미드필드진을 상대로도 밀리지 않았다. 여름, 박정수, 최준혁 중원 삼각편대가 한 발 더 뛰며 아산이 잘하는 플레이를 잘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신예 엄원상과 이희균이 측면을 뒤흔들었다.

1차전에서 전남드래곤즈를 3대0으로 제압하며 기세를 올린 아산은 계속된 악재에 무너져 내렸다. 경기 시작 직전 주전 라이프탭 안현범이 부상으로 당해 김봉래로 교체했다. 이른 시간 실점하며 분위기를 내줬고, 후반 5분에는 펠리페와 신경전을 벌이던 주세종이 팔꿈치 공격으로 일발퇴장했다.


고무열과 오세훈이 슈팅으로 반전을 노렸지만, 소용없었다. 오히려 후반 10분 한 골을 더 내줬다. 이번에도 펠리페였다. 박스 안 정면에서 강하게 찬 왼발 슈팅이 고대로 골망을 갈랐다. 펠리페는 2017년 10월 마쎄도 이후 광주 소속으로 해트트릭을 기록한 두 번째 선수로 등극했다.

자비는 없었다. 광주는 후반 24분 김진환의 헤더 골로 격차를 더욱 벌렸다. 고무열의 페널티를 이진형이 선방한 뒤, 아산 선수들의 발걸음은 몰라보게 무뎌졌다. EXID의 대표곡 '위아래'의 제목처럼 위아래가 바뀌었다. 지난시즌 5위팀 광주가 우승팀 아산을 완파했다.


광주=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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