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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L현장분석]솔샤르의 철퇴! 파리를 무너뜨리다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9-03-07 11:18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파르크데프랭스(프랑스 파리)=조성준 통신원, 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양 감독의 두뇌 싸움은 치열했다. 유려한 변화를 추구했다. 선수들은 그에 잘 따라줬다. 결국 승부는 '신기술'인 VAR로 갈렸다. 맨유가 6일 프랑스 파리 파르크데프랭스에서 열린 파리생제르맹(PSG)과의 유럽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에서 승리, 8강에 올랐다. 치열했던 혈전을 현장에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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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샤르의 철퇴

맨유는 신중했다. 빠른 시간 내 선제골이 필요했다. 그러나 무리하지 않았다. 일단 선수비 후역습을 생각했다. 솔샤르 감독은 전반에도 수 차례 선수들을 향해 뒤로 물러서라는 듯한 손동작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역습을 노리겠다는 솔샤르 감독의 철학은 확고했다.

효과는 이른 시간에 드러났다. 전반 2분, 마음 놓고 있던 파리 생제르맹의 수비수들이 자신의 골대를 바라보며 백패스를 보냈다. 래쉬포드가 스프린트를 시작했다. 루카쿠도 뒤이어 스프린트를 시작했고, 허술한 백패스를 빼앗아 간절했던 선제골을 손쉽게 만들어냈다.

맨유의 두 번째 골 역시 마찬가지였다. 공격적으로 나오는 PSG를 상대로, 최대한 빠른 템포로 앞으로 전진했다. 점유율 극대화는 필요치 않았다. 넓은 공간에서 볼을 잡은 래쉬포드는 망설임 없이 슈팅을 때렸다. 세컨드 볼을 루카쿠가 다시 한 번 득점으로 연결했다. 전반에만 솔샤르 감독이 준비했던 철퇴가 두 번이나 완벽하게 작렬했다. 점유율은 25%밖에 되지 않는 팀이 만들어 낸 두 골이었다.


▶스리백의 PSG

PSG는 맨유의 측면을 공략했다. 첫 실점 후 바로 동점을 만든 것도 측면 덕분이었다. 투헬 감독은 1차전과 다르게 스리백을 꺼내 들었다. 양쪽 윙백 베르나트와 알베스가 높이 올라왔다. 맨유는 혼란에 빠지기 시작했다. 특히 맨유의 오른쪽 측면이 문제였다. 베르나트가 넓게 벌려서고, 왼쪽 윙인 디 마리아가 자유롭게 움직였다.

맨유의 오른쪽 풀백 바이와 오른쪽 윙 영은 서로 누구를 막아서야 될 지 혼란을 겪었다. 실제로 경기 도중, 공이 아웃되자 두 선수는 맨투맨 마킹에 대해 잠시동안 말다툼을 벌일 정도였다. 그러는 동안 PSG는 전반 중반까지 내내 맨유를 두들기고 있었다. 베르나트와 디 마리아 뿐만 아니라, 음바페까지 자유롭게 포백에 좌우와 뒤 공간을 쏘다니며 수비라인을 흔들어 놨다. 맨유의 포백은 끊임없이 스위칭 하며 여기저기로 빠져 나가는 PSG 선수들을 쫓아다니기 바빴다. 파리 생제르맹은 30분까지 수없이 많은 찬스를 만들어내었고, 득점까지 성공했다.



▶솔샤르의 대응

솔샤르 감독은 이를 지켜보고만 있지 않았다. 즉각적으로 대처했다. 발목을 약간 다친 바이를 전반 36분 교체했다. 물론 부상이 있었지만, 분명 전술 변화의 의도도 있어 보였다. 최근 리그에서 자주 호흡을 맞춘 영-달롯 라인을 가동했다. 달롯은 윙에 위치했지만, 수비 시에는 사실상 풀백처럼 영의 옆에 내려섰다. 따라서 영은 좀 더 가운데로 이동하여 디 마리아를 방어했다. 달롯은 넓게 벌려 내려서 PSG의 윙백인 베르나트를 맡았다. 이 교체 이후 파리 생제르맹의 측면 돌파는 더 이상 볼 수 없었다. 여전히 볼 점유율은 높았지만, 전반 초반과 같은 완벽한 찬스를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투헬의 반격 그리고 솔샤르의 공세

투헬 감독은 후반 중원을 강화했다. 드락슬러를 중앙으로 끌어들였다. 중원에서 수적 우위를 통해 맨유가 전방으로 연결하려는 패스 길을 차단할 뿐만 아니라, 루카쿠나 래쉬포드가 볼을 잡을 때 좀 더 빠르고 강한 압박을 하기 위함이었다.

교체 역시 중원에 무게 중심을 뒀다. 후반 도중 다친 드락슬러를 빼고 수비적인 윙백 뫼니에를 투입시켰다. 이어 파레데스를 투입시키며 두 명의 미드필더인 투 볼란치 형태를 만들며 더욱 중앙을 두텁게 했다. 중앙에 맨유가 쓸 수 있는 공간은 더더욱 공간이 좁아질 수 밖에 없었다. 후반 들어 루카쿠와 래쉬포드가 볼 간수에 좀 더 어려움을 겪으며 자주 볼을 뺏겼다.

경기 내내 침착함을 유지하던 솔샤르 감독도 이제 칼을 빼들었다. 후반 30분 정도부터 열정적으로 공격을 지시하기 시작했다. 먼저 중원 싸움을 위해 측면에 있던 페레이라를 조금씩 가운데로 끌어들이며 비대칭적인 미드필더 형태를 만들기 시작했다. PSG에게 역습을 허용할 수 밖에 없는 위험한 형태였지만, 탈락이 15분 남은 상황에서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마지막으로 나이가 어린 총과 그린우드를 연이어 투입하며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래쉬포드-루카쿠-그린우드가 최전방까지 올라서서 공중볼과 뒤 공간에서의 싸움을 벌여 주었다. 그리고 총과 맥토미나이가 한발 더 올라서 스리톱을 지원했다. 양 측면에 쇼와 달롯에게는 볼을 빼앗아내는 즉시 좌우로 넓게 벌릴 것을 지시했다. 후반 45분, 공격 전개 과정에서 순간적으로 맨유의 공격 숫자가 늘어났다. 짧은 패스 여러번으로 페널티박스까지 전진했다. 연결된 볼은 달롯의 슈팅으로 이어졌고, 이는 페널티킥이 되었다. 뼈아픈 추가시간의 실점으로 파리는 고개를 떨궜다.

후반 내내 안정적이었던 투헬 감독의 축구가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날카롭게 이어졌던 전술 싸움의 승자는 결국 솔샤르 감독으로 경기는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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