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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호 세대교체 불가피, 김병지 "이강인 (3월에) 무조건 뽑아야 한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9-01-31 17:20


펜파프레스 연합뉴스

손흥민과 기성용 스포츠조선

2019년 아시안컵서 목표 달성에 실패한 한국 축구 A대표팀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앞으로 2022년 카타르월드컵 준비 모드에 들어가면서 간판 스타 손흥민(토트넘)에 대한 비중과 부담이 더 커질 전망이다. 또 기성용(뉴캐슬)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같은 지난 10년 동안 A대표팀의 주축을 이룬 기둥들이 차례로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하면서 새 '젊은피' 수혈도 뒤따를 수밖에 없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이번 벤투호의 아시안컵 8강 탈락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KFA는 발빠르게 드러난 문제점 개선을 위한 TF팀을 꾸렸다. 협회는 국가대표지원팀, 기술교육지원팀, 축구과학팀을 필두로 '축구대표팀 운영개선 TF팀'을 구성해 대표팀 운영과 행정에 관한 문제점을 분석하고 개선방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전체 TF팀장은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이 맡는다.

김판곤 축구대표팀 운영개선 TF팀장은 "아시안컵에서 드러난 지적들에 대해 엄중히 생각하고 있다. 이번 전사적으로 꾸려진 TF팀 활동을 통해 대표팀과 관련된 모든 사안을 원점에서부터 철저히 재검토해 실효성있는 개선안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기성용의 국가대표 은퇴 결정은 30일 내려졌다. 부상이 잦은 기성용이 한계를 절감했다. 협회에 정식으로 국가대표 은퇴를 요청했고, 파울루 벤투 A대표팀 감독이 그 뜻을 존중해 수용했다. 구자철도 협회에서 아직 공식 은퇴 결정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은퇴 수순을 밟고 있다. 일부에선 이청용도 국가대표 은퇴를 고려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기성용 구자철 이청용은 동시대에 태극마크를 달았고, 지난 3차례(구자철은 두 차례) 월드컵 본선에서 한국을 대표했다. 세 명의 A매치 출전수를 합치면 총 273경기(기성용 110경기, 구자철 76경기, 이청용 87경기)다. 이 같은 베테랑 국가대표 은퇴는 당장 벤투호의 전력 누수로 이어질 수 있다. 이들의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당장 새로운 선수들이 메워주기는 역부족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변화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매끄러운 세대교체로 탈바꿈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국가대표 출신 현영민 해설위원은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기성용의 용기있는 결정에 박수를 보낸다. 아쉽지만 선수의 의사를 존중하는 게 맞다"면서 "젊고 건강한 후배 선수들이 경쟁체제를 만들며 벤투호에 또다른 생기가 돌 것이다. 아직 카타르월드컵 본선까지 많은 시간이 남았다. 지금이 새얼굴을 발굴하고 A대표팀의 변화를 꾀할 좋은 시간이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은 아시안컵을 마치고 새로운 선수를 많이 관찰하겠다고 밝혔다. 요즘 우리나라 축구의 미래인 이강인(18·스페인 발렌시아) 정우영(20·독일 바이에른 뮌헨) 백승호(22·스페인 지로나) 등이 각자의 소속팀 1군에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벤투 감독은 A매치가 없는 2월 유럽 현지에서 이들의 경기력과 팀 내 처지 등을 점검할 수 있다. 3월에 매치 두 경기가 열린다. 전문가들은 벤투호에 젊은피 수혈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진단하고 있다. 국가대표 수문장 출신 김병지 해설위원은 "지금이 적기다. 이 타이밍을 놓치면 안 된다. 월드컵 예선전(올해 9월부터)이 시작되기 전에 이강인 같은 선수를 차출해 A대표팀 내에서 기량과 발전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나이로 축구하지 않는다. 스페인 1부리그에서 뛰는 선수가 자기 연령대에 맞는 대표팀에 들어가 단계를 밟아야 할 필요는 없다. 바로 A대표팀에 차출하는게 맞다"고 말했다.

앞으로 손흥민에 필적할 스타가 등장하기 전까지 손흥민은 A대표팀을 따라다니는 큰 짐과 부담감을 맨 앞에서 떠안게 된다. 그동안 그 짐을 함께 나눴던 기성용은 이제 없다. 현영민 해설위원은 "중심을 잡아야 할 손흥민이 앞으로 외롭고 힘들 것이다. 경험이 많은 김영권 이 용 정우영이 손흥민을 도와주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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