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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기자 썰전]K리그 MVP, 이 선수가 받아야 한다 말컹 VS 이 용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8-11-23 05:59


말컹 VS 이 용.

2018년 KEB하나은행 K리그1(1부) MVP(최우수선수)는 사실상 2파전으로 좁혀졌다. 공격수 말컹은 가공할 득점포로 소속팀 경남을 첫 아시아챔피언스리그로 이끌었다. 국가대표 이 용은 K리그 최고의 수비수로 소속팀 전북을 조기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제는 표심 경쟁이다. 투표권을 가진 유권자(주장, 감독, 등록기자단)들이 둘 중 누구를 더 올해 가치있는 선수로 평가할 지는 미지수다. 두 선수를 시즌 내내 현장에게 가까이 지켜본 스포츠조선의 두 구단 담당기자들이 각각 두 선수의 가치를 대변했다. 이들은 왜 MVP를 받아야 할까.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말컹, 역대급 득점레이스+경남의 첫 ACL행

먼저 MVP의 의미부터 봐야 할 것 같다. MVP는 MOST VALUABLE PLAYER, 즉, 리그에서 가장 가치있는 선수를 뜻한다. 우승까지 이끌었다면 금상첨화지만, 기본적으로 개인 기록, 개인 능력이 더 중요한 평가 포인트다.

그런 의미에서 올 시즌 MVP는 말컹이 받아야 한다. 말컹은 올 시즌 괴물 같은 활약을 펼쳤다. 그야말로 리그를 지배했다. 아직 시즌이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31경기에서 출전해 26골을 폭발시켰다. 역대급 득점 레이스다.

말컹의 경이적인 득점력은 경기당 득점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아쉽게도 2012년 당시 서울에서 뛰었던 데얀이 기록한 역대 한시즌 최다골인 31골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당시 데얀은 40경기 이상을 뛰었다. 올 시즌 경기당 0.84골을 기록 중인 말컹은 2010년 유병수(당시 인천)과 2011년 데얀(당시 서울)이 갖고 있는 역대 최다 경기당 득점기록인 0.79골을 뛰어넘었다. 지난 시즌 역대급 폭발력을 보였던 조나탄도 경기당 0.76골(29경기 22골)에 불과했다.

말컹이 얼마나 리그를 압도했는지 보여주는 기록은 또 하나 있다. 올 시즌 5도움을 기록한 말컹은 26골과 합쳐 경기당 1개의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경기에 나가기만 하면 최소 한 골은 보장된다는 이야기다. 2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 중 역대 경기당 공격포인트 1.00개 이상을 올린 선수는 2003년 김도훈(경기당 1.03개), 2007년 까보레(경기당 1.00개), 2011년 이동국(경기당 1.07개), 2011년 데얀(경기당 1.03개)까지 단 4명에 불과하다. 말컹은 그야말로 레전드급 시즌을 보냈다.

득점 외에 객관적 지표도 충분하다. 말컹은 올 시즌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선정한 라운드 MVP에 4차례 선정됐다. 경기 최우수선수(MOM)만 해도 9번이나 받았다. 두 부문 모두 압도적 1위다. 이런 공격수보다 올 시즌 더 가치 있는 선수가 과연 있을까.


팀 공헌도? 말컹은 강등후보였던 경남을 창단 첫 ACL 진출로 이끌었다. 전북은 이 용이 없이도 우승권에 갈 수 있지만, 경남이 말컹 없이 ACL에 갈 수 있었을까. 2018시즌 K리그 MVP는 누가 뭐래도 말컹이다.

이 용, K리그 우승 프리미엄+A대표팀 후광

최강희 감독은 지난 13년간 전북을 이끌면서 고민이 많았다. 측면부터 풀어나가는 빌드업이 약했다. 또 양쪽 풀백의 크로스의 질도 떨어졌다. 특히 2년 전 영입한 '고공 폭격기' 김신욱의 높이를 살려 다양한 득점루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측면 크로스를 올려줄 선수가 절실했다. 그래서 지난해 3대2 트레이드를 통해 울산에서 오른쪽 풀백 이 용(32)을 영입했다. 그러나 갑작스런 부상으로 지난해 8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 때문에 이 용은 최 감독에게 마음의 빚을 지고 있었다. 최 감독이 "울산행 버스 티켓을 끊어줄 테니 돌아가라"며 농을 던질 때도 환하게 웃으며 "봉동에서 뼈를 묻겠다"고 받아쳤지만 마음 한 켠에는 미안함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 빚을 올시즌에 깨끗이 갚았다. 시즌 내내 펄펄 날며 보답했다. 2012년 울산에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를 우승했던 전성기 못지 않은 기량을 뽐냈다. K리그1 30경기에 출전, 전북의 유일무이한 조기 우승을 이끌었다. 그는 22일 현재 도움 9개를 기록 중이다. 도움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는 세징야(대구), 아길라르(인천)와의 격차는 1개에 불과하다. 남은 두 경기에서 도움을 추가할 경우 도움왕도 바라볼 수 있다.

A대표팀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이 용은 2018년 러시아월드컵 당시 신태용호의 최고참으로 조별리그 세 경기를 모두 뛰었다. 4년 전 브라질월드컵 알제리전에서의 부진을 모두 씻어냈다. 특히 '세계랭킹 1위' 독일을 격파하는데 큰 힘을 보탰다. 이 용은 올해 A대표팀이 치른 A매치 18경기 중 15경기를 소화했다. 지난 9월 파울루 벤투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뒤에도 꾸준하게 주전 풀백 자리를 지키고 있다. 남다른 빌드업 능력과 공격수 못지 않은 크로스 능력으로 부동의 우측 풀백으로 중용받고 있다.

강철체력도 그만의 장점이다. 월드컵 이후 휴식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K리그의 살인적인 일정을 모두 소화했다. 최 감독이 엄지를 치켜세우는 이유다. "이 용은 남다른 자세를 가지고 있다. 많이 뛰어야 하는 측면에서 팀을 위해 가장 많이 희생해줬다. 기술적으로 강하게 압박하면서 수비하는 면도 좋아졌다. 이번 시즌 최보경과 함께 '언성 히어로'다. 최우수선수로 뽑혀도 손색이 없다." 늦게 피는 꽃이 더 아름답다. 이 용의 꽃이 만개하고 있다. MVP 영광도 성큼 다가왔다. 김진회, 박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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