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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조는 전성기를 맞은 것 같다. 황선홍 선배보다 골 결정력 면에서 월등하다."
이날 인천전에서 사생결단의 마음가짐을 드러낸 최 감독은 이회택→차범근→최순호→황선홍→최용수→이동국→박주영으로 이어지던 한국 축구의 정통파 스트라이커 계보를 잇고 있는 황의조에게 엄지를 세웠다.
최 감독은 "황의조와 황선홍 선배는 비슷한 유형의 스트라이커다. 다만 황선홍 선배는 의조보다 시야와 경기를 풀어가는 세밀한 기술들이 더 뛰어났다. 그러나 결정력은 황의조가 더 월등하다"며 의미심장한 웃음을 보였다.
또 "황의조는 어느 다양한 각도에서 슈팅이 가능하다. 전성기다. 이런 유형의 스트라이커가 나올 수 없다. 이젠 이런 스타급 선수들이 본인과의 치열한 싸움에서 이겨야 슈퍼스타가 된다. 의조가 더 큰 선수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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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터닝포인트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이었다. 무려 9골을 폭발시키며 한국에 금메달을 선사했다. 황의조는 많은 기대 속에 A대표팀에 합류했다. 하지만 코스타리카, 칠레와의 9월 A매치에선 기대 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선수를 상대로는 통하지 않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 어린 목소리도 있었다. 황의조는 10월, 절치부심했다. 소속팀 감바 오사카에서 절정의 골 감각을 과시한 뒤 10월 우루과이전에서 골을 넣으며 3년간 지속된 A대표팀 골 가뭄을 끊었다.
황의조의 상승세는 11월에도 이어졌다. 손흥민(토트넘) 황희찬(함부르크) 이재성(홀슈타인 킬) 등이 제외된 11월 호주 원정. 황의조는 벤투호의 에이스로 도약했다. 17일 호주전에선 전반 22분 환상적인 피니시로 선제골을 넣었다. 침투부터 마무리까지 나무랄 데 없는 플레이였다. 또 우즈벡전에서도 한 박자 빠른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최 감독은 "스트라이커는 똑같다고 해도 상당히 다르다. 이동국 황선홍 최용수는 다르다. 나는 박스 근처에서 공이 왔을 때 책임감이 강했고 황선홍 선배는 상황 판단력이 월등했다. 동국이는 좋은 팀을 만나 자기 기량을 다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인이 돼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중·고교 때 가지고 있는 DNA는 바꿔줄 수 없다. 대표팀과 프로팀까지 올 정도면 갖출 조건은 다 갖췄다. 때도 잘 타야 한다. 황의조는 이런 경기력을 유지할 경우 2~3년은 더 잘 할 것"이라고 응원했다. 구리=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