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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2 막 내렸지만, 아무도 웃지 못했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8-11-11 16:04



"받아들여야죠. 그런데 시간이 잘 안가네요."

남기일 성남 감독은 허탈한 미소를 지었다. 11일 펼쳐진 36라운드를 끝으로 2018년 KEB하나은행 K리그2가 막을 내렸다. 아산(승점 72)이 우승을 확정지었고, 성남이 2위(승점 65), 부산이 3위(승점 56), 대전이 4위(승점 53)에 자리했다. 예년 같으면 아산이 자동 승격하고, 성남, 부산, 대전이 플레이오프를 펼치면 된다.

하지만 승격의 그림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아산 사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산은 경찰청이 지난달 전격적으로 선수 수급 중단을 결정하며 해체 위기에 내몰렸다. 2019시즌 14명만 남게되는 아산은 K리그2(2부리그)에 참가할 수 없다. K리그 선수규정 제4조 제1항에는 '클럽별 등록선수 수는 최소 20명'으로 명시돼 있다. 아산이 존폐 위기에 놓이며 승격 구도도 꼬였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 5일 이사회를 열고 아산의 처리 방안을 논의했다. 이사회는 아산의 승격 여부에 대해 '19일 오후 6시까지 경찰청이 아산에 의경 신분 선수의 충원을 지속하기로 결정할 경우에 한해 아산에 승격 자격을 부여하고, 이 같은 조치가 없을 경우에는 2위를 확정한 성남에 승격 자격을 부여한다'고 결정했다. 아산이 K리그2 우승을 통해 승격 자격을 취득한 만큼 아산의 정상화 가능성을 최대한 열어두기로 한 취지다. 아산 대신 2위 성남이 승격할 경우 K리그2 플레이오프에는 3위를 확정한 부산이 진출하고, 준플레이오프에는 4위인 대전과 5위팀이 진출하게 된다.

때문에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부산전은 맥이 빠진 채 진행됐다. 2, 3위에 자리한 강팀간 대결이었지만, 승격 여부가 확실히 결정이 나지 않으며 애매한 분위기 속 펼쳐졌다. 남 감독은 "이사회의 결정이 타당하든 안하든 받아들여야 한다"며 "하지만 아쉬운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프런트에서도 승격에 대비해서 여러 행사를 준비했다고 하는데…. 선수들도 힘이 빠진 모습"이라고 했다. 일단 성남은 플레이오프에 대비해 다음 경기까지 시간이 많이 남은만큼 베스트 전력을 가동했다.

부산 역시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플레이오프 상대가 결정나지 않아 5위가 누가될지 촉각을 곤두세워야 했다. 최윤겸 부산 감독은 "우리 입장에서는 대전, 광주와 붙는게 더 까다롭다"고 했다. 어차피 플레이오프에 나서야 하는 부산은 주전들을 빼고 경고누적 등에 대비했다.

경기는 성남의 1대0 승리로 마무리됐다. 백업 위주로 경기에 나선 부산은 주전들이 모두 나섰지만, 맥이 빠진 성남을 몰아붙였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마무리가 아쉬웠다. 후반 들어 경기가 요동쳤다. 부산의 김현성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기세가 오른 성남은 후반 40분 이현일이 절묘한 오버헤드킥으로 결승골을 뽑았다.

최종순위표도 나왔다. 관심을 모았던 5위 싸움의 승자는 광주가 됐다. 광주는 홈에서 안산을 4대0으로 제압하고 승점 48로 5위를 확정지었다. 광주는 전반에만 3골을 폭발시켰다. 광주는 아산이 승격하지 못할 경우, 대전과 준플레이오프를 펼친다. 안양(승점 44)은 대전과 2대2로 비기며 아쉽게 6위에 머물렀다. 수원FC(승점 42)가 7위, 부천(37골)이 8위, 안산(32골·이상 승점 39)이 9일, 서울 이랜드(승점 37)가 최하위에 자리했다.


일단 K리그2의 2019년은 마무리됐다. 하지만 아직 아무도 웃지 못하고 있다.


탄천=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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