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한데 신인이 K리그 최고 구단에서 당당하게 주전 수문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너무 노련하다 보니 '신인'이란 사실을 잊고 있을 정도다. 주인공은 'K리그 절대 1강' 전북의 주전 골키퍼 송범근(21)이다.
2018시즌이 막바지다. 각 부문 타이틀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K리그 영플레이어상도 각축이다. 2013년부터 기존 '신인선수상'이 폐지되고 23세 이하, 데뷔 3년차 이내, 해당 시즌 1부 리그 경기 50% 이상 출전한 선수들을 대상으로 선정하는 '영플레이어상'으로 바뀌었다. 송범근은 강력한 후보 중 한 명이다.
공격수는 공격포인트로 어필할 수 있다. 골키퍼도 무기가 있다. 무실점 경기수다. 송범근은 전북이 치른 34경기(10월 31일 기준) 중 26경기에 출전, 18경기를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이창근(제주·14경기)보다 4경기나 많다. 물론 무실점 경기는 골키퍼 혼자 해낼 수 있는 기록은 아니다. 수비수들의 물샐 틈 없는 수비력도 뒷받침 돼야 한다. 그러나 매 경기 슈퍼세이브로 실점을 막아낸 송범근의 활약도 무시할 수 없다. 전북이 올 시즌 최소실점(28골)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도 송범근의 뚜렷한 활약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특수 포지션인 골키퍼는 골을 넣는 공격수들에 비해 주목을 덜 받는다. 역대 신인상 혹은 영플레이어상 경쟁에서 빛을 보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1983년 출범 이해 골키퍼가 신인상 혹은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수비수 영플레이어상도 조우석(1991년·당시 일화 천마) 정광석(1993년·당시 대우 로얄즈) 김민재(전북) 등 세 명 뿐이다.
송범근이 골키퍼로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하게 되면 역대 최초가 된다. 송범근이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프리미엄도 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금메달이다. 당시 말레이시아와의 대회 조별리그 2차전에서 1대2 패배의 빌미가 되는 실수를 범한 뒤 SNS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해야 할 정도로 팬들의 맹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월드컵 스타' 조현우(대구)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있을 때 골문을 지키며 결국 두 대회 연속 금메달 쾌거에 일조했다.
또 송범근은 아시안게임 이후 지난 9월 벤투호 1기에도 이름을 올렸다. 생애 첫 A대표팀에 발탁됐다. 비록 A매치 데뷔는 하지 못했지만 한국축구의 골문을 지킬 차세대 수문장임이 증명됐다.
송범근이 영플레이어상을 받게 될 경우 최근 4년간 전북은 2015년 이재성(홀슈타인 킬)과 2017년 김민재에 이어 세 번째 영플레이어상 수상자를 배출하게 된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남북교류 특별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