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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이 발 빠르게 '포스트 최강희'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최 감독 후임 사령탑을 '리스트 업' 중이다.
전북 프런트는 지난 13년간 전혀 고민해보지 않았던 생소한 일에 착수했다. 바로 새 감독 선임이다. 특히 백 단장은 확실한 기준을 가지고 국내 감독 뿐만 아니라 외국인 감독에게까지 문을 열어놓고 리스트를 추리고 있다. 다만 외국인 감독은 높은 연봉 때문에 사실상 현실적으로 성사되기 힘든 측면이 있다는 점을 이미 고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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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감독의 공백으로 인한 혼란과 선수 동요는 예측가능하다. 백 단장은 이 부분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것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게다가 인성, 프런트와의 소통능력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나이는 후순위에 뒀다. 나이가 젊어 경험이 부족할 수 있지만 리스트 순위에서 밀려나선 안된다는 것이 백 단장의 생각이다.
전북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경제사정이 좋지 않은 모기업의 상황을 반영하지 않을 수 없다. 때문에 국내 정상급 선수들을 모아 수준 높은 경기력을 유지했던 기조를 유지하기 힘들 수 있다. 급변은 아니겠지만 악화되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유소년 선수들 육성과 중용에 좀 더 힘을 쏟을 가능성이 높다. 점차 젊게 변할 선수단을 이끌면서도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적임자를 노리고 있다. 또 선임 이후 평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최 감독처럼 장수할 수 있는 역량을 가졌느냐 하는 기준도 포함돼 있다는 후문이다.
최 감독은 사실 유럽시스템을 활용하면서 K리그의 독보적 위치에 올랐다. 공격적인 포메이션 속에서 기량 좋은 선수들의 창의적 플레이를 유도한다. 상대의 장점을 무력화시키는 전략은 최 감독의 최대 장점이기도 했다.
전북에는 최 감독처럼 '밀당의 고수'가 필요하다. 당근은 언론이란 창구를 활용한다. 선수에게 직접 칭찬은 자제하지만 칭찬할 일이 있으면 언론을 통해 슬쩍 흘린다. 반면 팀에 위해가 될 요소는 사전에 강력한 카리스마로 철저하게 걸러낸다. 이런 식의 '밀당'은 개성 강한 선수들을 '원팀'으로 묶는 힘으로 작용했다. 최 감독도 전북이란 팀을 13년간 지휘하면서 얻은 노하우다. 빅 클럽 지도자가 반드시 갖춰야 할 수완이기도 하다. 이런 카리스마와 유연성을 동시에 갖춘 감독, 전북이 찾고 있는 '포스트 최강희'에 근접한 인물상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