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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수 감독(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안드레 감독, 최용수 감독, 김태완 감독, 김인완 감독대행, 안데르센 감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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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6위 싸움의 승자는 제주였다.
제주는 20일 서울과의 K리그1 33라운드에서 1대0으로 승리하며 상위스플릿행 막차를 탔다. K리그1은 이제 두 세상으로 나뉘었다. 전북, 경남, 울산, 수원, 포항, 제주가 '우열반'으로 갔다. 상위 스플릿에서 우승 타이틀(1위)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2~3위)을 다툰다. 반면 강원, 서울, 대구, 상주, 전남, 인천은 '열반'으로 내려갔다. '아랫물' 하위 스플릿에서 강등권(11~12위) 탈출이라는 절대절명의 과제에 놓이게 됐다.
매년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 했던 상위스플릿은 올 시즌 다소 김이 빠졌다. 전북은 사상 처음으로 스플릿 분리 전 우승을 확정지었다. 가장 눈길을 잡아야 할 우승 경쟁이 스토리에서 제외됐다. 우승 경쟁 만큼이나 치열했던 ACL 티켓 전쟁도 어느정도 윤곽이 나왔다. 경남, 울산이 유력한 상황이다. 물론 울산이 4강에 오르며 FA컵의 향방이 막판 변수가 될 수 있다. FA컵 우승팀에는 ACL 직행권이 주어진다. 울산이 리그에서 3위 이내에 들고, FA컵 우승을 차지할 경우 4위까지 ACL에 갈 수 있다. 포항, 제주에게도 희망이 있지만, 아무래도 팬들의 이목을 끌기에는 힘이 빠졌다.
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다. 더 뜨거운, 역대급 강등전쟁이 기다리고 있다. K리그1은 12위가 자동강등, 11위가 K리그2 플레이오프 승자와 승강 플레이오프를 펼친다. 7위 강원(승점 39)부터 최하위 인천(승점 30)까지 승점차는 불과 9. 물론 강원과 대구(승점 39)가 한발 앞서 있지만, 이제부터 대결은 모두 승점 6점의 의미를 갖는다. 연패 한번이면 바로 미끄러진다.
역시 관심사는 창단 후 처음으로 하위스플릿으로 떨어진 서울의 행보다. 승점 35의 서울은 11위 전남승점 32)과 승점차는 3 밖에 되지 않는다. 남의 나라 이야기였던 강등은 현실이 됐다. 서울은 최용수 감독을 복귀시키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첫 경기였던 제주전에서 이렇다할 반전의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냉혹한 현실만 확인했다. 무승 행진도 10경기(3무7패)로 늘었다. 다행히 갈길 급한 상주, 전남, 인천이 모두 패하며 한숨을 돌렸지만, 지금의 경기력이라면 잔류도 장담할 수 없다. 일단 리그 최소 득점의 빈공을 해소하는게 우선이다. 최 감독은 "어느 한 팀도 만만히 볼 수 없다. 매 경기 집중력을 가지고 최선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
강등권의 전남, 인천이 만만치 않은 경기력까지 과시하며 대혼전을 예고 하고 있다. 전남은 김인완 감독대행 체제 후 경기력이 안정감을 찾으며 꾸준히 승점을 쌓고 있다. '잔류왕' 인천 역시 가을 바람이 불며 특유의 막강 공격력이 불을 뿜고 있다. 두 팀은 잔류의 노하우를 갖고 있다. 막판 혼전이 거듭되면 의외의 힘을 보일 수도 있다. 상주 역시 전역생이 빠졌지만, 기존 멤버들은 나쁘지 않다.
과연 이 역대급 강등싸움의 결말은 어떻게 될지. 남은 5경기에 6팀의 운명이 걸려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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