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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최우수선수(MVP) 수상자는 통상 우승 팀에서 배출된다. 올 시즌도 K리그 여섯 번째 별을 단 전북에서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 MVP 3인 후보 중 한 명으로 '월드컵 스타' 이 용(32)이 떠오르고 있다.
이 용의 마음은 무거웠다. 자신을 강력하게 원해 전북으로 데려온 최 감독에게 미안함이 컸다. 그래서 이 용에게 올 시즌 키워드는 '보답'이었다. 이 용의 마음가짐은 그라운드에서 드러났다. 측면 수비수 출신 최 감독이 원하는 풀백으로 거듭났다. K리그 32경기 중 27경기에 출전해 최소실점에 견인했다.
이 용의 꾸준함 덕분에 최 감독은 부상으로 붕괴된 왼쪽 측면 수비의 부담을 덜게 됐다. 최 감독은 이번 시즌 초반 최고의 몸 상태를 보였던 김진수와 베테랑 박원재, 젊은 피 박원재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장기 이탈하자 우측 수비 자원인 최철순을 왼쪽으로 옮겨 출전시켰다. 수비밸런스가 무너지지 않을 수 있었던 기본적 요소는 이 용의 건재함이었다.
이 용은 최 감독에게 또 한 가지 선물을 선사하고 있다. 결과를 떠나 좋은 경기내용의 기본이 되는 빌드업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현대축구는 측면 수비수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용은 국내 유일무이한 '수비도 되고, 공격도 되는' 측면 수비수다.
여기에 이 용이 'K리그 MVP' 후보로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은 월드컵에서의 활약이다. 이 용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몸살 감기로 인해 컨디션 난조로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4년 뒤 출전한 러시아월드컵에선 최고참으로 후배들을 이끌고 조별리그 두 경기 부진을 딛고 '세계랭킹 1위' 독일 격파에 견인했다.
측면 수비수는 '축구의 꽃' 골을 넣는 공격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는 포지션이다. 화려하지 않다. 그러나 오히려 화려하지 않아야 인정받는 포지션이 측면 수비수다. '반전의 남자' 이 용이 도움왕을 달성할 경우 충분히 K리그 MVP를 놓고 경쟁할 후보다. 울산=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