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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혁 아산 무궁화 감독이 부산 아이파크를 상대로 승리한 후 기자회견에서 참아온 사나이 눈물을 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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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완 아산 코치는 지난 15일 최근 3경기에서 단 한번도 이기지 못한 광주FC를 이긴 후 자신의 SNS에 이렇게 썼다. '매경기 중요하지만 유독 특별했던 경기. 어수선한 분위기 속 응집력을 발휘한 덕에 값진 승리를 거두다.' 라커룸에서 선수들이 뜨거운 승리의 환호성을 울리는 사진은 뭉클했다. 경찰청이 의경 폐지 수순에 따라 올해 9월부터 더 이상 아산 무궁화를 비롯한 경찰청체육단 충원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상의 해체 결정이 지난 14일 언론(스포츠조선 일자 단독)을 통해 전해진 이튿날, 아산은 이를 악물고, 보란 듯이 승리했다. 그리고 이어진 부산전에서도 연승했다. 리그 1위를 굳건히 지켜냈다.
마지막까지 지도자로서, 선수로서, 축구인으로서 최선을 다해 우승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각오다. 전역을 앞둔 축구선배도, 내년 3월 이후 '안갯속 운명'에 처한 축구후배도 한마음으로 똘똘 뭉쳤다. 진인사대천명,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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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감독의 눈물, 아산 선수들의 투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정신에는 깊은 울림이 있다. 축구의 정신, 불굴의 스포츠맨십이란 그런 것이다. 매경기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내는 투혼, 혼신의 페어플레이, 이 선수들을 향해 목이 터져라 외치는 팬심을 현장에서 단 한번이라도 제대로 봤다면 '소통 없는' 충원 중단 결정을 하루아침에 그리 쉽게 내릴 수 있었을까. '묵묵부답' 경찰청에 묻고 싶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