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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정신력이었다.
독일은 80년 만에 충격이다. 지난 1938년 프랑스 대회에서 조별리그 탈락한 이후 76년간 단 한 번도 조별리그 통과를 실패해본 적이 없던 독일은 태극전사의 투지에 밀려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서독으로 세 차례(1954년, 1974년, 1990년), 독일로 한 차례(2014년) 등 총 네 차례 줄리메컵에 입을 맞춘 바 있던 독일이었다.
"'죽기살기'의 심정이었다." 지난 18일 스웨덴과의 1차전에서 온몸을 내던지는 허슬 플레이와 강력한 투지로 '국민 역적'의 이미지를 지워낸 김영권이 전한 말이었다.
이날 독일전에선 중앙 수비 파트너가 바뀌었다. 조별리그 1, 2차전의 실수로 믿음이 떨어진 장현수 대신 신태용 A대표팀 감독은 윤영선을 택했다.
김영권의 허슬 플레이는 여전했다. 전반 14분에는 정우영이 공을 잡으려다 차단당해 역습을 당한 상황에서 오른쪽 측면 크로스를 김영권이 몸을 날려 차단했다.
전반 38분에는 장현수가 중원에서 트래핑 실수로 다시 역습을 당한 상황에서 끝까지 달려가 육탄방어로 상대 공격을 막아냈다. 전반 추가시간에도 김영권은 상대 슈팅을 몸을 날려 막아내는 투지를 불태웠다.
김영권은 후반에도 물샐 틈 없는 수비를 펼쳤다. 상대가 측면을 파고들어 계속해서 크로스를 올렸지만 김영권이 그물망 수비로 걷어냈다. 후반 7분에는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땅볼 크로스를 정확하게 걷어냈다.
위기의 순간도 있었다. 후반 26분이었다. 수비를 하다 왼쪽 눈에 공을 맞았다. 그러나 오뚝이처럼 일어섰다. 자신의 마크맨을 끝까지 놓지 않았다.
무엇보다 후반 추가시간 천금같은 결승골도 터뜨렸다. 문전 혼전 상황에서 김영권이 골을 넣었다. 오프사이드가 선언됐지만 VAR(비디오판독)까지 이어졌다. 결국 김영권의 골이 인정됐다.
김영권은 한국축구가 다시 찾은 보물이었다. 카잔(러시아)=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