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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독일]'독일 침몰골' 김영권 뜨거운 눈물 "4년간 너무 힘들었다"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8-06-28 01:19 | 최종수정 2018-06-28 01:19


2018 러시아월드컵 한국과 독일의 조별예선 3차전이 27일 오후(한국시각)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렸다. 김영권이 골을 넣은 후 환호하고 있다. 카잔(러시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6.27/



16강의 꿈은 물건너 갔지만 마지막 짜릿함을 안겨줬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태극전사들이 27일 독일과의 F조 최종전에서 2대0 극적인 완승을 안겨줬다.

이 경기로 인해 디펜딩챔피언이자 우승 후보 1순위 독일은 16강에 탈락하는 대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FIFA 랭킹 57위로 16강 탈락이 확실시된 한국이 승리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봤다.

어느 한 베팅업체는 "한국이 독일에 2대0으로 승리할 가능성보다 독일이 7대0으로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국내 축구팬들도 자존심 상하지만 현실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기적이 일어났다. 한국의 2대0 승리를 대놓고 평가절하했던 베팅업체는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모든 태극전사들이 마지막 투혼을 불사르며 모두 잘싸웠지만 완승의 물꼬를 튼 이는 중앙 수비수 김영권이었다.

김영권은 후반 추가시간 6분이 주어진 뒤 3분이 됐을 때 독일 골망을 보기좋게 흔들었다. 손흥민이 왼쪽 코너킥에서 문전으로 낮게 올렸다. 공은 수비를 서던 크로스의 발에 걸렸다가 뒤로 빠졌고 뒤에서 자리를 잡고 있던 김영권에게 배달됐다. 김영권은 여유있게 공을 잡아 왼발 강력한 슈팅으로 골을 만들어냈다.

김영권의 천금같은 선제골에 지쳐가던 태극전사는 새로운 힘을 쏟아냈고, 마음 급해진 독일은 마지막 안간힘에 힘이 더 빠졌다. 그 덕분에 추가시간 6분인 51분 역습 상황에서 손흥민의 쐐기골까지 나오면서 완승을 완성할 수 있었다.


신태용호는 이날 4-4-2 전형을 선택했다. 최전방에 손흥민-구자철을 세웠다. 중앙 미드필더로 문선민 장현수 정우영 이재성을 선택했다. 장현수는 홀딩 미드필더로 상대 공격시에는 수비 라인까지 내려가는 역할을 맡았다. 또 기성용의 주장 완장은 손흥민 찼다. 포백은 중앙에 김영권 윤영선이 서고, 그 좌우에 홍 철과 이 용이 섰다. 수문장은 두터운 신임을 받은 조현우가 예상대로 나섰다.

신 감독이 그동안 논란의 중심에 있던 장현수를 배려하기 위해 중앙 수비에 변화를 주면서 그대로 믿었던 이가 김영권이다. 김영권은 이날 '인생골'을 넣기 전부터 수비에서 전혀 부족함 없는 활약을 펼쳤다. 월드컵 데뷔전을 치른 윤영선과 함께 중앙 수비를 구축한 김영권은 경험 부족한 윤영선을 든든하게 리드하고 뒷받침했다. 전반에 한국이 독일의 공세에 밀려 문전에서 여러차례 위협적인 상황을 맞았을 때 김영권과 윤영선이 다 막아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반 24분 중원에서 공을 놓쳐 상대에게 결정적인 기습 슈팅을 허용했을 때 몸을 날린 이가 김영권이었다. 후반 7분에도 상대 공격수 베르너를 밀착 마크하면서 측면에서 날카롭게 날아든 크로스를 절묘하게 차단한 이 역시 김영권이었다.

김영권이 없었다면 한국은 더 큰 위험을 겪었을지 모를 일이었다. 그런 그가 경기 종료 직전 세트피스에서 공격에 가담해 한국 축구사에 길이 남을 골까지 넣었으니 금상첨화였다.

김영권은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선수들 모두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뛰어줘서 고맙고 감사하다"면서 "지난 4년 동안 너무 힘들었다. 이번 월드컵 통해서 그간 힘들었던 게 조금이나마 덜 수 있어서 다행이다. 앞으로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러시아월드컵 마지막 순간을 지켜 본 고국의 축구팬들을 감동시킨 눈물이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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