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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이 밝았다.
한국과 멕시코가 20년 만에 다시 월드컵 무대에서 충돌한다.
한국과 멕시코는 지난 1998년 프랑스 대회 조별리그 1차전에서 만났다. 당시 하석주가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갔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백태클로 퇴장당한 뒤 수적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1대3으로 패한 바 있다.
한국에는 기적이 필요한 시점이다. 목표로 했던 스웨덴에 패했기 때문에 멕시코에 또 다시 패하면 짐을 싸야 한다. 신태용 A대표팀 감독은 '배수의 진'을 쳤다. "스웨덴과의 1차전에서 목표로 했던 1승을 거두지 못했다. 아쉽게 생각한다. 멕시코와의 2차전에선 '배수의 진'을 치고 준비했다. 좋은 결과를 가져오겠다." 이어 "100% 승리할 생각이다. 멕시코가 강하다. 그러나 우리 선수들이 잘 해준다면 승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대로 멕시코는 냉정을 유지할 시점이다. '세계랭킹 1위' 독일을 꺾었다고 좋아할 시점이 아니라는 것이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멕시코대표팀 감독이 시각이다. 무서운 건 다 보여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소리오 감독은 "우리는 준비를 잘해야만 하고 우리가 가진 자질을 보여줘야 한다. 독일전에서 선수들이 우리의 능력을 그라운드 위에서 보여주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첫 번째로 우리는 우리의 것을 할 것이다. 그리고 기다릴 것이다. 사실 멕시코는 지금의 우리보다 더 나은 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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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오소리오 감독은 선수들의 자만심을 억눌렀다. 오소리오 감독은 "선수들은 자신감에 차 있어야 한다. 또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야 한다. 서로를 믿고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소리오 감독은 월드컵 상대국이 정해진 뒤부터 전술 연구에 돌입했다. 그래서 수비전술은 다섯 가지나 만들었다. 멕시코의 전력을 분석하고 강팀을 만났을 때를 대비했다. 그래서 숱한 비난 속에서도 계속해서 실험을 강행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혼란스러움을 겪던 선수들도 "오소리오 감독은 천재"라며 존경심을 표하고 있다. 오소리오 감독은 "우리는 여기 오기 전에 상대들을 전부 분석하고 왔다. 독일과의 1차전도 잘 치렀다"고 전했다.
또 다른 차이점은 전략이다. 신 감독은 잔뜩 움츠렸던 스웨덴전과 다르게 맞불을 놓을 가능성이 높다. 신 감독은 "개인적으로는 (리우올림픽에서 중남미 팀에 강했던 기억이) 도움이 된다. 내 몸에는 중남미팀을 이길 수 있는 노하우가 쌓여있다.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본다. 내 경험을 우리 선수들에게 얘기하면 좋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반면 오소리오 감독은 큰 변화를 주지 않을 전망이다. 기존 그대로 공격적인 축구를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오소리오 감독은 "우리는 비슷한 스타일로 할 것이다. 공격적인 축구다. 우리는 남미 스타일 축구다. 안주하면 안 된다. 2~3가지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올바른 선택을 해야한다"고 했다. 소치(러시아)=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