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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인 첫 승은 용병술의 성공이었다.
반면 브라질은 전반에 68%의 점유율을 보였음에도 득점은 실패했다. 왼쪽 측면에서 네이마르와 오버래핑에 나선 마르셀루, 어느 각도에서든지 슈팅을 노리는 쿠티뉴 등 세 명의 조합플레이로 공격을 주도했다. 하지만 '한 쪽에 치우친 공격'은 코스타리카를 뚫어내기 어려웠다. 오른쪽 측면에서 윌리안은 어태킹써드(그라운드 1/3 공격지역)에서 흐름에 속도를 더해주지 못 했다. 드리블이 길어지거나, 크로스가 부정확했다. 풀백 파그너는 상대 역습을 대비하며 오버래핑을 자제했다.
결국 브라질은 하프타임에 더글라스 코스타를 투입했다. D.코스타는 날카로운 왼발 슈팅과 스피드를 갖췄다. 오른쪽 측면에서 반대 발을 사용하는 윙어의 역할을 확실히 수행했다. 후반 초반부터 2회의 슈팅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D.코스타가 이끄는 오른쪽 측면이 살아나자, 치우쳐있던 공격이 분산되며 코스타리카의 수비 간격도 점차 벌어져다. 분석팀 데이터에 따르면 어태킹써드 접근 시도가 전반 22회에서 후반 32회로 상승했다. 후반엔 특히 25회의 페널티 에어리어 접근까지 이어졌다. 슈팅 횟수도 전반 5회에서 후반 17개가 이루어졌다.
후반 추가시간 1분, 마르셀루의 크로스를 피르미누가 PTA에서 뛰어올라 헤딩 패스를 연결했고, 제수스가 상대 수비를 견제하며 볼이 빈 공간으로 흘렀다. 투톱의 '깊이'에 묶여 코스타리카 센터백 사이에 공간이 생기자, 쿠티뉴가 뛰어들어 발끝으로 밀어 넣었다. 깊이가 공간을 만들어준 셈. 특히 주목할 점은 이날 브라질이 크로스에 의한 헤딩 연결 후 슈팅까지 이어진 첫 장면이었다. 치치 감독의 용병술은 승부에 마침표를 찍는 도장이 되었다.
결국 좌우측면이 함께 흔들고, 깊이를 갖춘다면 득점이 터질 조건이 충족되었음을 확인시켜준 경기였다. 첫 승과 에이스 네이마르의 득점포, 여기에 전술 수정을 통해 승리하는 코칭스태프의 능력까지 보여준 브라질의 우승 도전이 흥미롭다.
박경훈 교수, 전주대 축구학과 분석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