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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탈락 위기, 아르헨티나의 '메시 딜레마'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18-06-22 13:34


ⓒAFPBBNews = News1

아르헨티나의 캡틴 리오넬 메시(31). 두 말이 필요 없는 선수다.

스페인 명문 FC바르셀로나 소속으로 수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현역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골을 넣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 세계 축구팬은 그를 '축구의 신(神)'으로 칭한다.

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다. 아르헨티나 국민은 그의 이름을 메시라고 적고 '아르헨티나의 메시아(messiah)'라고 부른다. 그들은 메시가 월드컵 우승컵을 품에 안겨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실제로 아르헨티나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이 열린 모스크바에서는 메시의 이름이 끊이지 않고 불려졌다. 팬들은 그의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월드컵 우승트로피를 손에 쥔 채 승리를 노래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메시는 아르헨티나 유니폼만 입으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한다. 그는 2006년 독일 대회를 시작으로 벌써 네 차례나 월드컵 무대를 밟았지만, 웃음보다는 눈물이 더 많았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2015년 코파아메리카, 2016년 코파아메리카 센테나리오까지 3연속 준우승에 머물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칠레와의 코파아메리카 센테나리오 결승에서 승부차기를 실축하며 대표팀 은퇴를 선언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국민의 간곡한 호소 끝에 다시 한 번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러시아에서 축구 인생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겠다는 각오다.

시작 전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아르헨티나는 크로아티아, 아이슬란드, 나이지리아와 D조로 묶였다. 객관적 전력에서는 아르헨티나의 절대적 우위가 예상됐다. 여기에 '절대 에이스' 메시를 비롯해 세르히오 아게로, 앙헬 디 마리아 등 주축 선수 대부분이 최전성기를 맞고 있다. 실제로 아게로는 맨시티 소속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디 마리아는 파리 생제르맹 유니폼을 입고 프랑스 리그1을 제패했다. 메시의 후계자로 불리는 파울로 디발라 역시 무럭무럭 성장해 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였다.

뚜껑이 열렸다. 예상이 180도 빗나갔다. 아르헨티나는 아이슬란드와의 1차전에서 1대1 무승부를 기록했다. 메시는 페널티킥을 실축하며 흔들렸다. 2차전에서는 충격패를 당했다. 크로아티아에 0대3 완패했다. 아르헨티나가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3골 차 이상으로 패한 것은 1958년 스웨덴 대회에서 체코슬로바키아에 1대6으로 패한 후 60년 만이다.

이유는 명확하다. 메시 딜레마다. 만주키치(크로아티아)의 인터뷰가 이를 명확히 보여준다. 만주키치는 2차전을 마친 뒤 "메시는 상대 입장에서 매우 막기 어려운 선수다. 이번 승리는 메시가 공을 못잡게 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메시는 크로아티아전에서 상대의 수비에 막혀 유효 슈팅 0개라는 불명예 기록을 남겼다.

상대는 메시만 막으면 승산이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아르헨티나는 플랜B가 없었다. 아게로, 디 마리아 등도 월드컵에서 큰 힘을 쓰지 못했다. 아게로는 크로아티아전에 선발 출격했으나, 경기 시작 21분11초 만에 처음으로 볼을 잡았다. 그는 이날 54분 동안 한 차례 유효슈팅만 시도했을 뿐이다.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2경기에서 1무1패. 그야말로 탈락 위기다. 아르헨티나가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짐을 싼 것은 2002년 한-일월드컵이 마지막이다. 이후 치른 세 차례 대회에서는 준우승(2014년)과 8강(2006, 2010년)을 기록했다. 아르헨티나는 27일 나이지리아와 최종전을 치른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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