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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주환의 작심발언]신태용에게 '트릭' 주홍글씨가 붙었다, 4년전 '의리' 홍명보 때로 돌아가선 안 된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8-06-19 15:36 | 최종수정 2018-06-19 15:36


신태용 감독과 김신욱 스포츠조선

한국 축구 월드컵대표팀은 베이스캠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돌아왔다. 스웨덴에 아쉽게 1패를 당하고 컴백했다. VAR(비디오판독)로 내준 PK골이 치명적이었다. 0대1 패.

신태용 감독과 태극전사들은 하룻밤을 자고 일어났다. '올인' 모드였기 때문에 육체적으로 피곤하고, 정신적으로도 지쳐있다. 신 감독에게 '트릭'이라는 주홍글씨가 더 깊게 세겨졌다. 어쩜 러시아월드컵을 통해 신 감독은 평생 잊을 수 없는 낙인이 찍혔을 지 모른다. 마치 4년전 브라질월드컵을 이끌었던 홍명보 감독에게 '의리' 선발이라는 딱지가 붙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신 감독이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첫 스웨덴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지난달 명단 발표, 소집, 국내 평가전 그리고 오스트리아 레오강에 이은 베이스캠프 훈련까지 전부 동행 취재했다. 물론 그는 '정보전'에 몰두해 외부에 전술 훈련을 일체 공개하지 않았다.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서 가졌던 볼리비아와의 세번째 평가전(0대0)을 치른 후 기자회견에서 문제의 트릭 발언이 있었다. 한 기자가 물었다. "김신욱 황희찬 투톱은 무슨 의미인가" 신 감독이 잠깐 생각한 끝에 "트릭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고 했다. '트릭'은 사전적 의미로 '속임수'를 말한다. 이때까지만 해도 김신욱은 선발이 아닌 조커 처럼 여겨졌다. 김신욱의 깜짝 선발은 상대 스웨덴을 헷갈리게 만드는 트릭이라고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신 감독은 김신욱 선발의 의미를 굳이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받자 '트릭'이라면 다시 한번 더 꼬았다. 미디어와 그 소식을 전해들은 축구팬들은 신 감독의 '트릭' 발언에 실소를 자아냈다. 국가대표팀 주변에선 이런 반응에 신 감독이 몹시 서운해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신 감독은 월드컵 사령탑으로서 정보전에 입각해 최선을 다하는 과정에서 '트릭'이라는 단어까지 사용하게 됐다. 시일이 흘렀고, 18일 스웨덴전에서 신 감독은 김신욱을 스리톱의 센터 포워드로 선발 기용했다. 그리고 김신욱 좌우에 손흥민과 황희찬을 세웠다. 김신욱 선발 카드는 장신 군단 스웨덴의 높이를 고려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다시 볼리비아전 기자회견으로 돌아가보면 신 감독의 당시 트릭 발언이야 말로 상대를 다시 한번 더 복잡하게 만들기 위한 수사였던 셈이다.

김신욱의 스웨덴전 경기력을 두고 기대이하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신욱은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스웨덴의 높이를 맞아 절대 우위를 보이지 못했다. 그렇다고 해서 신 감독을 '트릭'이라고 낙인찍을 것 까지는 없다. 그는 우리나라의 축구팬과 미디어를 타깃으로 싸운게 아니다. 스웨덴 야네 안데르손 감독의 머리 속을 조금이라도 더 복잡하게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그들은 우리나라의 오스트리아 레오강 캠프에 전력분석관을 보내 몰래 비공개 훈련을 염탐하고 영상을 찍어갔다. 신태용호의 비공개 훈련이 결과적으로 적들에게 뚫린 셈이다. 안데르손 감독은 염탐한 걸 경기 하루전 기자회견에서 인정하고 사과했다. 우리 축구팬은 우리가 넘어야했던 스웨덴의 그런 행동에 분노해야 했다. 신태용 감독의 '트릭' 발언에 실소 이상의 과민반응을 보이는 건 좀 지나치다.

우리나라가 4년전 홍명보 감독의 실패 이후 의리 선발로 매장을 시킨 이후 한국 축구가 달라진 건 뭔가. 4년이 지났지만 A대표팀의 경기력은 큰 발전이 없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중도에 성적부진으로 경질됐다. 급하게 신태용 감독이 구원 투수로 나섰고, 지금의 상황에 처했다. 뭐가 한국 축구에 도움이 되는 건지 곰곰이 따져보자.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스포츠2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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