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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호가 결국 VAR(비디오판독시스템)에 당했다.
VAR은 러시아월드컵에 첫 도입됐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2016년 클럽월드컵을 시작으로 VAR 시범 적용에 나섰고, 이번 월드컵에 전격 도입했다. 주심은 판정이 애매할 경우, 경기장 내 설치된 37대의 카메라로 촬영된 다양한 각도의 영상을 볼 수 있다. 득점 상황, 페널티킥, 퇴장 선수 확인, 징계 선수 정정 등 경기 결과에 직접 영향을 주는 판정의 경우에만 활용한다. VAR을 통해 판정이 확정되면, 경기장 내 전광판의 다시보기 영상과 텍스트를 통해 관중에게 결정 내용이 공유된다.
VAR이 조별예선에서 승패를 지배하고 있다. 지난 16일 프랑스-호주의 C조 1차전, VAR 첫 판정이 나왔다.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11분, 프랑스 공격수 앙투안 그리즈만이 호주 수비수 조시 리스던의 발에 걸려 넘어졌다. 주심은 경기를 속행했지만 VAR 심판진이 신호를 보냈고 결국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1930년 우루과이에서 열린 첫 대회 이후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VAR으로 인해 판정이 뒤바뀐 역사적 장면이었다. 그리즈만은 페널티킥을 성공시켰다. 1-1로 맞선 후반 36분 프랑스의 결승골 역시 과학의 힘을 빌었다. 포그바의 골에 '골라인 테크놀로지'가 작동했고, 골로 인정되며 2대1로 신승했다. 17일 페루-덴마크(0대1패)와의 C조 1차전에서도 VAR이 나왔다. 전반 추가시간 페루의 크리스티안 쿠에바가 유수프 풀센(덴마크)에 걸려 넘어졌다. VAR 심판진의 사인에 따라 비디오 판독 후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하지만 쿠에바는 실축으로 천금같은 기회를 놓쳤다. VAR의 활용도가 늘어나면서 초반 8경기에서 무려 6개의 페널티킥이 속출했다. VAR 판정을 수차례 강조하고, 주의를 기울여온 신태용호 역시 첫 월드컵 실전에서 VAR에 당했다. 0대1로 패하며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