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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격전의 날이 다가왔다. 신태용호는 격전지 러시아 니즈니 노브고로드에 이틀 전 도착했다. 상대는 '바이킹 군단' 스웨덴. 그들도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왔다. FIFA랭킹 57위 한국은 한수 위 전력 스웨덴(24위)과 18일 오후 9시(한국시각) 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맞대결한다.
이번 월드컵 초반 전력 약세팀이 수비 전략으로 강팀을 무너트리거나 발목을 잡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이란이 질식 수비로 모로코를 0대1로 잡았다. 아이슬란드도 메시의 아르헨티나와 1대1로 비겼다.
기본 전력이 약할 경우 수비가 흔들리면 겉잡을 수 없이 와르르 붕괴된다. 신태용호는 지난 1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평가전(1대3 패)에서 수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태극전사들은 앞서 아시아의 두 팀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걸 지켜봤다. 수비가 엉성한 사우디아라비아는 러시아에 0대5로 대패했다. 첫 실점 이후 만회골을 위해 수비를 등한시 하고 공격적으로 나오면서 대량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반면 이란은 밀고올라오는 모로코를 육탄방어로 차단한 후 막판 자책골의 행운까지 따라 첫승을 올렸다. 대개 기본 전력에서 밀리는 아시아팀들이 유럽이나 남미의 강호들을 상대로 어떻게 싸워야하는 지를 미리 보여준 셈이다.
신 감독은 16일 오전(현지시각) 니즈니 노브고로드로 이동 전 훈련에서 수비 '블록'과 '커버' 플레이를 선수들에게 강조했다. 수비 라인과 미드필더 라인을 90분 내내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고 또 블록을 만들어 스웨덴 공격수들에게 최소한의 공간을 주려는 것이다. 또 수비진영에 고정적으로 숫자를 많이 가져가 스웨덴의 롱볼에 이은 '높이 축구'에서 실점의 위험을 줄이려는 것이다. 수비의 핵 장현수는 "스웨덴은 공중전에서 강하다. 상대 투톱 공격수는 공중볼에 강하다. 또 떨어지는 세컨드볼을 살려 득점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플레이를 막기 위한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스웨덴은 그들이 즐겨 사용한 4-4-2 전형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베리와 토이보넨을 최전방에 세우고, 그 뒷선에 포르스베리, 라르손, 엑달, 클라에손(또는 두르마즈)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포르스베리는 신태용호의 주 경계대상으로 꼽힌다. 독일 분데스리가 도움왕(2016~2017시즌)출신인 그는 단조로운 스웨덴 공격에 창의성을 불어넣은 중원의 핵이다. 그는 왼쪽 측면에서 시작하지만 '프리맨' 처럼 공격 앞선과 토이보넨, 베리 사이를 종횡무진 누빈다. 따라서 스웨덴의 공격 전형을 투톱으로 못박기 어려울 수 있다.
정보전에 꽂힌 신 감독은 경기 시작 전까지 들고나갈 포메이션을 공개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선발 출전할 선수들은 거의 확정적이다. 공격수 손흥민 황희찬, 미드필더 기성용 정우영 구자철 이재성, 수비수 장현수 김영권 이 용 박주호, 골키퍼 김승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무실점 수비 다음은 전광석화 같은 역습에 이은 결정적인 한방이다. 스웨덴 포백 수비는 이탈리아와의 유럽 플레이오프 두 경기에서 무실점했다. 주장 그란크비스트가 지휘하는 수비라인은 체력적으로 강하고 공중볼에도 우위를 점할 것이다. 신태용호가 파고들 빈틈은 포백의 좌우 측면이다. 좌우 풀백(아우구스틴손, 루스티)이 오버래핑했을 때 공간이 생긴다. 여기를 발빠른 손흥민과 황희찬이 파고든다면 다음 동작에서 중앙 진영서 결정적인 찬스가 날 수도 있다.
스웨덴은 분명 승점 3점을 따기 까다로운 상대다. 신태용호는 "못 넘을 상대는 없다"는 각오로 약 한 달을 달려왔다. 준비는 끝났다. '통쾌한 반란'의 첫 판이 열린다. 준비를 마친 태극전사들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 있다.
니즈니 노브고르드(러시아)=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