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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각) 오스트리아 알프스 자락 레오강에 아침이 밝아오고 있습니다. 이미 한국은 해가 중천에 가 있을 시각. 한국시각으로 어젯밤에 있었던 한국-볼리비아전 후폭풍으로 시끄럽습니다.
현재 신태용호 안팎의 공기는 순항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지난 세차례 평가전에서 1승1무1패. 온두라스를 2대0으로 제압했고, 보스니아에 1대3으로 졌고, 볼리비아와 0대0으로 비겼습니다. 마지막 세네갈전이 남았지만 세 차례 평가전에서 보스니아전에선 공격적인 스리백을 했을 때 뒷공간이 무너지는 허점을 노출했습니다. 볼리비아전에서 공격의 예리함이 떨어졌습니다. 축구팬들은 "불안하다"고 비판합니다. 미디어도 신태용 감독의 변화무쌍한 테스트와 비공개 훈련에 지쳐가고 있습니다. 다수가 신태용호의 러시아월드컵 본선 준비 과정에 물음표를 달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신 감독의 트릭 발언과 '손흥민-정우영의 말다툼 논란'까지 더해졌습니다. 신 감독은 7일 볼리비아전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김신욱-황희찬 투톱의 의미가 뭐냐'는 질문에 "트릭이라고 보면 됩니다"라고 했다. 그 말을 그대로 믿자면 김신욱-황희찬 투톱은 속임수라는 겁니다. 정보전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신 감독은 트릭이라고 굳이 밝힐 필요가 없는데 사족을 달았습니다. 물론 이 또한 '트릭'이라고 해명한다면 더 이상 말할 것도 없지만요.
손흥민과 정우영이 서로 주고받았다는 말과 뉘앙스의 진실은 그 현장에 있었던 선수들만이 정확하게 알고 있을 겁니다. 협회의 해명이 정확했다면 더이상 논란이 될 건 없다고 봅니다. 선수들 사이에 충분히 의견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사항입니다. 단 매우 민감한 시기이기 때문에 서로의 감정선을 건드리지 않도록 조심할 필요는 있습니다. 한배를 탄 태극전사들 답게 훌훌 털고 다음으로 나가면 그만인거죠. 그러나 실제로 일부 태극전사들 사이에 감정의 골이 깊게 패여 있어 폭발 직전이라면 이건 풀고 넘어가야할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태극전사들은 요즘 큰 부담감을 갖고 살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주장 기성용은 볼리비아전 후 현장 기자들에게 호소했습니다. 제발 태극전사들이 맘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조금만 도와달라고 했습니다. 수준 이하의 경기력이나 나태한 플레이를 했을 때 따끔하게 질책하고 나무랄 수 있습니다. 지금이 그런 시기일 수도 있습니다. 신태용 감독도 똑같은 상황입니다. 준비하고 있는 전술을 비공개하고, 또 스리백과 포백을 왔다갔다하면서 현재는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장 기자들도 팬들도 모두 혼란스럽다가 중론입니다.
태극전사들은 미우나 고우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입니다. 기성용의 호소가 지금도 애잔하게 들립니다. 회초리를 들더라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스웨덴전까지는 기다려보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레오강(오스트리아)=스포츠2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