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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강LIVE]오스트리아가 안방인 '황소' 황희찬 "몸상태 100%로 만든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8-06-04 14:17


2018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하는 축구대표팀이 4일(한국시각) 오스트리아 레오강 훈련캠프 숙소에 도착했다. 비엔나 국제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온 선수단이 크랄레호프 호텔에 도착했다. 기다리고 있던 팬들이 황희찬의 사인을 받고 있다. 레오강(오스트리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6.04/

2018 러시아월드컵 한국축구대표팀과 온두라스의 평가전이 28일 오후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렸다. 황희찬이 엄지를 세우며 패스를 칭찬하고 있다.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5.28/

2018 러시아월드컵 한국축구대표팀과 온두라스의 평가전이 28일 오후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렸다. 황희찬.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5.28/

3일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이 인천공항을 통해 러시아월드컵 전지훈련지인 오스트리아로 출국했다.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출국을 준비하고 있는 황희찬.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8.06.03/

2018 러시아월드컵 한국축구대표팀과 온두라스의 평가전이 28일 오후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렸다. 후반 손흥민이 벼락같은 중거리슛으로 선제골을 넣은 후 황희찬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5.28/

"우리는 '레드불' 황희찬의 팬입니다. 독일에서 왔습니다."

3일 밤(현지시각) 한국 축구 월드컵대표팀의 오스트리아 레오강 훈련 캠프 숙소 크랄레호프 호텔 앞에서 5명의 축구팬들이 태극전사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를 준비하고 있는 우리 대표선수들의 사인을 받으려고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 그 중 한 남성팬이 기다리다 지쳤는지 기자에게 다가와 "한국 선수들은 언제 도착하냐? 나는 독일 도르트문트에서 태극전사들을 보기 위해 여기까지 왔다. 황희찬의 팬이다. (그가) 빨리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로 이적해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2시간 남짓 기다린 끝에 황희찬을 비롯 김신욱 김영권 등의 사인을 왕창 받고 흐뭇한 표정으로 대표팀 호텔 바로 옆 자신들의 숙소로 향했다. 30장 넘게 사인을 해준 황희찬은 그들과 독일어로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오스트리아 명문 클럽 레드불 잘츠부르크 소속 황희찬(22)에게 오스트리아는 제2의 고향 같은 곳이다. 그는 18세였던 2014년말 오스트리아행을 결정했다. 현 소속팀 잘츠부르크와 4년 6개월 계약했다. 황희찬은 유럽 빅리거의 꿈을 이루기 위해 6년 동안 함께 했던 포항과 과감하게 작별을 선택했다. 춘천 태생이지만 포항 유스 클럽인 포철중고를 나왔다. 그렇지만 K리그1 포항 스틸러스를 거치지 않았고 바로 유럽행을 결정했다. 빅리그 진출에 앞서 교두보 차원에서 잘츠부르크를 선택했다. 그 과정에서 일부로부터 '배은망덕하다'는 비판의 소리도 들었지만 황희찬은 4년 만에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입증해보였다. 황희찬은 신태용 감독의 눈에 들었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 출전했고, 2016년 9월 1일 중국전으로 A매치에도 데뷔했다. 그리고 이제 최고의 무대 첫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를 기다리고 있다.

그는 오스트리아에서 축구하고만 씨름했다. 처음엔 말이 통하지 않아 숙소와 운동장만 쳇바퀴돌 듯 왔다갔다했다. 잘츠부르크는 황희찬을 아시아에서 온 도련님 처럼 다루지 않았다. 계약과 동시에 곧바로 산하 2부팀 리퍼링으로 임대했다. 리퍼링에서 첫 시즌(2014~2015시즌) 13경기에서 2골을 넣었다. 2015~2016 두번째 시즌 18경기에서 11골을 넣자 잘츠부르크가 황희찬을 시즌 중반 1군으로 끌어올렸다.

그는 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변신했다. 강한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근육을 불렸다. 저돌적인 몸싸움으로 상대 수비수를 압박하는 '황소'가 돼버렸다. 황희찬은 2016~2017시즌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1부) 12골을 터트리며 팀내 주전 공격수 자리를 꿰찼다. 그리고 2017~2018시즌엔 정규리그 5골, 유럽챔피언스리그 2골, 유로파리그 3골을 기록하면서 관심의 스펙트럼을 유럽 전역으로 넓혔다. 황희찬의 잘츠부르크는 2017~2018시즌 유로파리그 4강까지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라치오(이탈리아)와의 8강전에서 1골을 터트리기도 했다. 그는 잘츠부르크에서 분데스리가 3시즌 연속 우승 맛을 봤다.

신태용 한국 축구 월드컵대표팀 감독은 러시아월드컵 최종 엔트리를 결정하는데 있어 황희찬 선택을 의심하지 않았다. 전방 압박과 폭넓은 움직임이 좋은 황희찬은 태극호 간판 스타 손흥민(26·토트넘)의 공격 파트너로 손색이 없었다. 둘은 그라운드 안팎에서 매우 친한 형 동생이다. 또 같은 독일 출신 에이전트를 두고 있다.

포항이 키웠고 오스트리아에서 다시 성장한 황희찬은 현재 유럽 빅리그 구단들이 주목하는 영건 중 한명이다. 유럽 언론들은 황희찬에게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구단으로 도르트문트, 토트넘(잉글랜드) 등을 꼽는다. 실제로 이 구단들은 황희찬에 대한 분석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축구 이적 전문사이트 트랜스퍼마르크 기준으로 황희찬의 몸값(이적료)은 100억원 안팎까지 올라가 있다.

황희찬은 최근 국내서 가진 인터뷰에서 "오스트리아 레오강은 많이 가본 곳이라 편하다. 오스트리아에서 몸상태를 100%로 만들겠다. 월드컵에선 매 경기 이기고 싶다. 대표팀에서 잘 하면 빅리그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 같다"고 말했다.


레오강(오스트리아)=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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