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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온두라스]시험대오른 이청용-이승우-주세종 평가는 과연?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8-05-28 22:01


2018 러시아월드컵 한국축구대표팀과 온두라스의 평가전이 28일 오후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이승우가 반칙을 당한 후 바로 플레이하려하자 온두라스 선수가 막았다. 이승우가 발끈하고 있다.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5.28/



2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온두라스와의 평가전 중심 키워드는 '옥석가리기'였다.

가상의 멕시코를 상대로 한 전력 탐색보다 러시아행 비행기에 태울 정예멤버를 구상하는 게 당면 과제였다. 신태용 A대표팀 감독은 다음달 2일 현재 26명 가운데 3명을 추려내야 한다.

선수들로서는 오는 1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평가전을 기약할 겨를도 없이 '생존경쟁' 서막에 돌입한 셈이다.

이날 경기에서는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기성용 이재성 장현수 등이 쉬었기 때문에 최전방 손흥민-황희찬을 제외하고 예상했던 대로 베스트가 출전하지는 않았다.

이런 가운데 중대 시험대에 오른 선수들이 있었다. 베테랑 이청용(30·크리스탈 팰리스)과 새내기 이승우(20·헬라스 베로나), 그리고 중고참 주세종(28·아산)이다.

이승우와 이청용은 좌-우 공격형 미드필더로, 주세종은 신태용호의 핵심 기성용이 주로 섰던 자리에서 정우영과 함께 더블 볼란치를 맡았다.

그동안 신태용호의 행보를 보면 최종 엔트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시험대에 선 이들 3총사는 온두라스전에서 신 감독의 눈도장을 받기 위해 각자 다른 모습으로 안간힘을 썼다.

이승우 '활력소로는 충분했지만'


이날 경기에서 뭐니뭐니 해도 눈길을 끈 이는 당돌한 새내기 이승우였다. 청소년대표팀에서 이미 '글로벌급'으로 두각을 드러낸 그는 20세이하에서 곧바로 A대표팀으로 발탁돼 비상한 관심을 끌더니 내친 김에 A매치 데뷔전까지 치렀다. 성인 무대에서의 경쟁력을 증명할 필요가 있었던 이승우는 미완의 대기로 데뷔전을 맞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그냥 유망주는 아니었다. A대표팀에서 통할 수 있음을 보여주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온두라스가 너무 수비축구를 한 바람에 한국이 전반 내내 유효슈팅을 제대로 날리지 못한 가운데 상대를 흔들며 함성 데시벨을 높이는데 앞장섰던 이가 이승우였다. 특유의 패기와 순간 돌파력은 물론이고 중앙에서 패스 연결에서도 막내의 활력소 역할을 톡톡했다. 부지런히 뛰어다닌 결실은 후반 15분 손흥민의 그림같은 선제골때 나왔다. 문선민이 교체 투입되자 오른 측면으로 이동한 이승우는 필드 우중간에서 고요한과 협력수비를 펼쳐 공을 빼앗은 뒤 아크지역까지 몰고가 손흥민에게 침착하게 연결했다. 데뷔전에서 강렬한 인상을 안겨주기엔 부족함 없는 플레이였다. 그렇다고 무결점이라 하기엔 섣부른 평가다. 온두라스의 경기력이 너무 기대 이하였던 터라 월드컵 무대에서 이승우가 그렇게 누비고 다닐지는 미지수다. 거친 몸싸움을 이겨내야 하는 월드컵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청용 '베테랑의 무게는 여전했다'

이청용은 2017년 10월 모로코전 이후 7개월 만에 대표팀에 복귀했다.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한 가운데 예비명단에 발탁되자 논란 대상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신태용 감독은 월드컵에 2회 출전한 경험을 높이 사 자신있게 불러들였다. 이날 경기가 시작되기 전까지 이청용의 경기력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우려할 정도는 아니었다. 이청용은 오른 측면과 중앙, 전후방에서 볼키핑력을 앞세워 공격 전개를 탄탄하게 뒷받침했다. 세월의 무게 때문인지 스피드는 없었지만 노련미로 공-수를 조율하며 후배들을 이끌었다. 한국이 전반 측면 미드필더를 가운데로 좁혀들게 하는 플레이를 구사한 데다 밑에서 받치던 고요한이 워낙 눈에 띄는 활약을 한 바람에 이청용에게 공이 연결될 기회가 적었을 뿐 '그래도 이청용'의 존재감은 여전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청용은 후반 7분 볼 경합을 하던 중 상대 선수에 밟혀 쓰러진 뒤 문선민에게 바통을 넘겨주고 나와야 했다.

주세종 '간절함은 묻어났다'

주세종은 한동안 대표팀에서 멀어졌다가 2017년 말 동아시안컵을 통해 다시 기회를 잡았다. 만약 이번에 최종 발탁된다면 월드컵에 늦깍이 첫 도전을 하게 되는 그에게는 이번 온두라스전이 얼마나 간절한지 굳이 긴말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이를 알기에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경기가 시작되자 공격형으로 나서 황희찬 등 전방을 향해 여러차례 품질좋은 패스를 연결한 적극성이 돋보였다. 정우영과의 역할 교대도 순조로웠다. 기성용에서 찾아볼 수 있는 넓은 시야는 없었지만 과감성과 파이팅에서는 결코 부족하지 않았다. 하지만 기성용 정우영을 비롯해 박주호까지 기용될 수 있는 해당 포지션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만큼 강렬한 인상을 안겨주었다기에는 의문부호가 달렸다.
대구=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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