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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겼지만 투지는 돋보였다.'
이로써 울산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포함 12경기 무패행진(7승5무)을 기록한 데에만 만족해야 했다. 황일수의 데뷔골로 잠시 웃었다가 요주의 대상이었던 말컹에게 얻어맞으며 놓친 승리였다.
비록 승리하지 못했지만 ACL 16강 2차전을 앞두고 위기관리 능력을 끌어올리고 선수단 투지를 확인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
수싸움의 시작은 ACL
장군멍군…결산표는 울산 승리
지난 4월 첫 맞대결에서 0대0 승부를 가리지 못했던 두팀은 이날도 팽팽하게 장군멍군을 불렀다. 두 팀 감독의 의중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공평하게 통했다. 먼저 웃은 이는 울산. 전반 33분 침투패스가 길게 들어가자 한승규가 압박해 달려갔고 경남 수비수 박지수가 급하게 걷어낸 공이 황일수의 가로채기에 걸렸다. 결국 박지수는 황일수의 문전 침투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왼팔을 사용해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토종의 압박으로 맞불을 놓겠다는 김도훈 감독의 의중이 맞아떨어진 것. 1분 뒤 키커로 나선 황일수는 침착하게 골문 왼쪽 구석을 가르며 올시즌 1호골을 완성했다.
하지만 울산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43분 최영준과 충돌해 넘어졌던 주장 수비수 강민수가 왼손 손가락 부상으로 후반 시작과 함께 리차드와 교체됐다. 설상가상으로 후반 1분 정재용이 레드카드를 받았다. 후반 교체 투입된 말컹과 공중볼 위치경쟁을 하던 중 팔을 가격해 넘어뜨렸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후반 조커로 말컹을 준비했던 김종부 감독의 의중이 적중했고 '멍군'을 부를 채비까지 갖췄다. 아니나 다를까. 수적인 열세가 울산에겐 너무 큰 악재였다. 15분 말컹이 번쩍 빛났다. 우주성의 오른 측면 크로스를 받아 절묘한 논스톱 터닝슛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울산은 김민규 대신 오르샤를 투입하며 맞불을 놓았고 경남은 후반 들어서만 10개 이상의 슈팅을 쏟아부으며 울산을 연이어 위협했다. 울산도 역습 상황에서 경남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며 끝까지 투지를 선보였다. ACL 16강 2차전을 앞둔 울산으로서는 잃은 것보다 얻은 게 많은 한판승부였다.
울산=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