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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릿한 첫 터치가 절체절명의 승부를 결정짓는 첫 골이 됐다.
K리그 팀끼리 ACL 16강을 치르는 것은 역대 6번째, 2014년(포항-전북) 이후 4년만의 일이다. 울산과 수원이 ACL에서 맞붙은 것은 처음이다. 수원은 조별리그 H조 1위(3승 1무 2패)로 3년만에 16강에 올랐다. 울산은 F조 2위(2승 3무 1패)로 2012년 우승 이후 6년만에 16강에 올랐다.
4월 말 이후 사흘에 한번꼴로 리그 경기가 펼쳐지는 살인 일정속, 울산과 수원은 ACL 맞대결까지 겹쳤다. 5월의 수요일 3연전, 지난 2일 K리그 라운드에서 양팀은 0대0으로 비겼다. 지면 끝장인 180분의 승부, 양보할 수 없는 이날 두 번째 맞대결을 앞두고 양팀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울산은 직전 '동해안 더비' 포항전에서 2대1로 역전승하며 10경기 무패를 달렸다. 공격라인이 살아났다. 김인성과 토요다가 연속골을 터뜨렸다. 수원은 '슈퍼매치' 서울전에서 1대2로 패하며 3경기 무승(1무2패)을 기록했다. 최전방 데얀이 침묵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양팀은 강공으로 나섰다. 후반 1분 바그닝요의 슈팅이 골대를 벗어났다. 후반 7분 오르샤의 프리킥이 불발됐다. 후반 13분 김도훈 울산 감독은 적극적인 변화를 꾀했다. 김승준 대신 한승규를 투입했다. 후반 18분 오르샤의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이 골대 모서리를 스쳤다. 김도훈 감독은 후반 19분 황일수 대신 김인성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홈 1차전에서 반드시 이기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 '신의 한수'였다. 직전 포항전에서 골맛을 보며 최고의 컨디션을 입증한 김인성이 그라운드에 들어서자마자 쇄도했다. 오르샤의 날선 패스를 이어받아 후 박스안에서 거침없는 쇄도에 이은 벼락슈팅으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후반 29분 리차드와 충돌한 염기훈이 옆구리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진 후 들것에 실려나갔다. 김남일, 차두리 A대표팀 코치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부상 장면을 지켜봤다. 후반 37분 도요타의 패스를 이어받은 오르샤가 문전으로 쇄도하며 추가골 찬스를 맞았으나 수원 수비 구자룡에게 막혔다. 후반 30분 데얀은 김건희와 교체됐다.
수원으로서는 조별예선 8골 중 5골을 책임지며 16강행을 이끌었던 데얀의 침묵이 아쉬웠다. 울산이 홈에서 값진 첫승을 기록했다. 울산과 수원은 1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지는 2차전에서 8강행 명운을 다툰다.
울산=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