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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인천 현대제철과 경주한수원의 WK리그 개막전은 치열했다. 90분 내내 치고받는 우중혈투 속에 0대0으로 비겼다. 이날 경주한수원 엔트리에서 낯익은 일본선수의 이름을 발견했다. 일본국가대표 출신 수비형 미드필더 다나카 아스나, 2011년 독일월드컵 우승, 2015년 캐나다월드컵 준우승 멤버이자 지소연의 고베아이낙 시절 룸메이트였던 그녀가 지난 겨울 한국에 왔다. 경주한수원 유니폼을 입고 WK리그 그라운드에 처음으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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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두번째 월드컵 티켓을 따낸 요르단여자축구아시안컵은 잊지 못할 기억이다. 지난해 북한과의 아시안컵 예선전을 앞두고 누구보다 치열하고 철저하게 준비했던 김혜리는 막판 어깨 부상으로 인해 평양행이 불발됐다. 동료들이 투혼으로 빚어낸 아시안컵 본선 무대, '전문 풀백' 김혜리는 꼭 필요한 선수였다. 초반 컨디션 난조를 이겨내고 4경기를 소화했다. "요르단에서 초반 몸이 좋지 않았는데 소연이의 100경기, 호주전에 함께 뛰어야 한다는 생각이 간절했다"고 했다. 김혜리는 호주전 후반 28분,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중학교 시절부터 동고동락해온 절친 지소연의 100경기, 센추리클럽의 순간을 함께했다. "함께 뛸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 소연이의 100경기에서 지지 않기 위해 정말 열심히 달렸다. 소연이에게 늘 자랑스럽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마침 이날은 아스나의 생일이기도 했다. 생일에 치른 WK리그 데뷔전을 축하하기 위해 김혜리는 화장품을 선물했다. 개막전 혈투를 마치고 경주로 내려가는 길, 김혜리를 불러세운 아스나가 가방 속에 고이 아껴둔 과자를 건넸다. "혜리, 또 봐! 연락해!"
WK리그, 아름다운 우정의 그라운드는 계속 이어진다. 30일 오후 7시 펼쳐질 2라운드에서 인천현대제철은 신생팀 창녕WFC 원정, 경주한수원은 보은 상무 원정에서 시즌 첫승에 도전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