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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담회 열겠다고했지만 대전 정추위는 보이콧 선언, 왜?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8-04-26 17:30



이제는 간담회를 두고 갈등양상이 빚어지고 있다. 김 호 대표이사 부임 후 연일 시끄러운 대전시티즌 이야기다.

대전은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팬들이 요구한 간담회를 수용한다'고 발표했다. 팬들로 구성된 '대전시티즌 정상화 추진위원회(이하 정추위)'는 김 대표이사 부임 후 쏟아지고 있는 의혹을 확인하고, 향후 구단 운영 계획을 듣기 위해 줄기차게 간담회를 요구했다. 이 요청을 외면해오던 김 대표이사는 지난 심판실 난입과 욕설로 인해 징계를 받으며 안팎에서 따가운 시선을 받았고, 마침내 간담회를 하겠다는 입장으로 돌아섰다. 김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무국장, 팀장 등이 '소통을 위한' 간담회에 나서기로 했다.

그토록 원했던 간담회가 성사됐지만, 대전 팬들은 곧바로 보이콧은 선언하고 나섰다. 시기 조율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전은 28일 오후 4시 대전월드컵경기장 1층 인터뷰실에서 간담회를 갖겠다고 했다. 구단 회의를 통해 간담회를 하는 쪽으로 방향을 결정한 대전 측은 정추위 대표자와 간담회 시기를 논의했다. 대전 측은 먼저 28일에 하자는 뜻을 밝혔다. 정추위 대표는 거절 의사를 분명히 했다. 준비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김선웅 정추위 위원장은 "대전 기사를 썼던 기자 등을 섭외하고 소명 자료부터 법률 자문, 간담회 중계까지 준비할 것이 너무 많다. 우리가 정추위에만 집중한다면 2~3일만으로도 충분하지만, 생업이 있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거절의 뜻을 분명히 했다"고 했다. 대전 측도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하루만에 입장을 바꿔 강행의 뜻을 밝혔고, 보도자료까지 보냈다.

정추위는 졸속 간담회에는 나설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4일 구단의 요청으로 간담회에 대한 TF팀을 꾸렸다. 사무국장과 팀장, 정추위가 함께 모인 이 자리에서 간담회 형식과 시기 등에 대해 논의를 했다"고 했다. 첫번째 모임에서 정추위와 구단 측은 서로의 입장을 두고 팽팽히 맞섰다. 정추위 측은 발언권 제한도 없고, 소명이 될때까지 추가 간담회도 할 수 있으며, 모두가 지켜볼 수 있게 생중계로 하자고 주장했다. 반면 구단은 대표성을 위해 미리 질의 내용을 취합하고, 음성 녹취와 영상 녹화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후 입장 차이를 좁히려는 추가 모임은 없었고, 구단은 간담회 일정을 발표했다. 김 위원장은 "구단이 일방적 간담회 개최를 통해 '팬들이 원하는 부분을 들어줬다'고 면제부를 얻으려고 하는 것 같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정추위는 어렵게 성사된 간담회지만,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형식적인 간담회라고 판단, 보이콧을 결정했다. 김 위원장은 "일반 팬들이 참가한다면 막을 수 없지만, 최대한 홍보전을 통해 구단이 원하는데로 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동시에 제대로 된 간담회 성사를 위한 노력도 이어갈 생각이다. 김 위원장은 "우리가 원하는 것은 그간 의혹에 대한 소명"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정추위는 이미 58명에 달하는 선수단에 대한 각종 의혹을 비롯해 동계 전지훈련 입찰 과정 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왔다. 김 위원장은 "15명으로 시작됐던 정추위가 어느새 80명의 규모로 커졌다. 그만큼 대전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크다는 이야기다. 이를 위해서는 정확한 간담회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단 구단은 간담회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구단 관계자는 "이번 간담회는 정추위만의 간담회가 아니다. 다른 서포터스는 물론 일반 팬들도 모두 올 수 있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질의를 할 수 있으며, 녹취와 촬영도 모두 가능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시작도 전에 파행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정추위는 구단의 반발로 걸 수 없는 플래카드 대신 더 기발한 아이디어로 응수하겠다고 했다. 제대로 된 간담회 개최까지 투쟁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과연 대전 시티즌에 봄이 찾아올 수 있을까.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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