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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를 강타한 미세먼지가 실외 프로스포츠에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다. 프로야구는 자체 규정에 따라 이미 취소 경기가 나왔다. 대한축구협회는 16일 미세먼지 발생에 따른 대회(리그) 운영 지침을 마련해 8개 산하 연맹과 16개 시도협회에 전달했다. 프로축구 K리그를 운영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도 조만간 별도의 미세먼지 관련 규정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 같은 미세먼지 관련 규정은 세계적으로 그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축구협회에 따르면 FIFA(국제축구연맹) AFC(아시아축구연맹)에도 미세먼지로 인해 경기를 취소하고 일정을 재조정하는 규정은 없다. 그럼 우리나라 보다 대기 상황이 더 나쁜 중국엔 미세먼지 규정이 있을까. 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중국 프로축구는 별도의 관련 규정이 없으며 또 미세먼지나 대기 상황으로 중단되거나 연기된 적도 없다.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은 "선수와 관중의 건강을 생각해서 미세먼지 규정을 만드는 건 맞다. 그렇지만 미세먼지 규정을 너무 엄격하게 적용해 리그 운영에 차질을 빚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운영의 묘를 살릴 수 있는 식으로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K리그 일정은 국가대표 A매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월드컵 등과 매우 밀접하게 맞물려 돌아간다. 따라서 엄격한 미세먼저 규정에 따라 취소 경기가 나올 경우 리그 일정 전체가 뒤죽박죽될 수 있다. 특히 월드컵이 열리는 해에는 예비일도 여유가 없어 일정을 미룰 경우 재조정하는게 어렵고 또 팀간 형평성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한 축구인은 "축구는 야구와 다르다. 한 경기를 취소할 경우 그걸 다시 준비하는데 많은 경기와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미세먼지 규정을 적용하는데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로야구 KBO리그는 규정 제27조 3항에 경기 개시 예정 시간에 강풍, 폭염, 안개,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되어 있을 경우, 해당 경기 위원이 지역 기상청으로 확인 후 상태에 따라 취소 여부를 결정한다는 내용이 있다. KBO는 지난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두산-NC전을 미세먼지로 인해 취소 결정했다. 당시 잠실구장 인근 미세먼지 농도는 경보 단계인 300㎍/㎥을 훌쩍 넘긴 377㎍/㎥였다. 프로야구 경기가 미세먼지로 인해 취소된 것은 사상 처음이었다. 15일 광주 KIA-롯데전에선 미세먼지로 인해 경기시작 시간 28분을 넘긴 상황에서 취소 결정이 내려지기도 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