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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 부결-김동준 시즌아웃' 악재에도 성남은 무너지지 않았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8-04-16 05:30



외적으로는 분명 위기다.

K리그2 성남은 성남시와의 갈등 속 추경예산안이 최종 부결됐다. 성남은 지난해 12월 운영예산 70억원 가운데 55억원이 삭감된 15억원만 받았다. 당초 전액 삭감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벗어났지만, 한 시즌을 보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었다. 성남은 15억원에 스폰서 광고비를 조기 집행해 3개월을 버텼다. 추경예산으로 기대를 걸었지만 이번 부결로 더 이상 정상 운영이 불가능해졌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핵심 전력인 골키퍼 김동준까지 시즌 아웃됐다. 김동준은 8일 이랜드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상대 공격을 막기 위해 페널티박스 밖까지 나왔다 충돌하며 무릎을 크게 다쳤다. 정밀검사 결과 오른 무릎 전방 십자인대와 내측 인대를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5월 10일 수술을 받을 예정이지만 재활까지 고려하면 올 시즌 복귀는 힘들다. 국가대표급 골키퍼인 김동준은 올 시즌 6경기에서 단 3실점만 하는 최고의 활약을 이어가고 있었던 만큼 아쉬움이 크다. 남기일 성남 감독은 "동준이가 아내 출산과 겹쳐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는데 그 부분을 제대로 체크하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하지만 위기가 절망을 의미한 것은 아니었다. 그라운드 위의 성남은 흔들리지 않았다. 성남은 15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부천과의 2018년 KEB하나은행 K리그2 7라운드에서 전반 4분 정성민과 후반 21분 서보민의 연속골을 앞세워 2대0으로 이겼다. 성남은 개막 후 7경기 무패행진(3승4무·승점 13)을 이어가며 2연패에 빠진 선두 부천(승점 15)을 바짝 추격했다.

경기 전 만난 남 감독은 "어려운 상황이다. 광주때와 비슷하다. 하지만 선수들은 나만 바라보고 있다. 힘들지만 할 수 있는 여건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남 감독은 에델, 무랄랴, 문상윤 등을 빼고 실리적인 스리백 카드를 꺼냈다. 골문은 김근배가 지켰다. 성남은 일찌감치 선제골을 넣었다. 전반 1분 정성민의 슈팅이 닐손 주니어 손에 맞으며 페널티킥을 얻었고, 정성민이 이를 성공시키며 리드를 잡았다. 근소한 우위를 점하던 후반 2분에는 부천의 에이스 포프가 퇴장당하는 행운까지 누렸다. 성남은 후반 21분 주장 서보민이 환상적인 중거리포로 쐐기골을 넣으며 귀중한 승점 3점을 더했다. 부천은 후반 28분 닐손 주니어가 추격골을 넣는 등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아쉽게 2연패에 빠졌다. 남 감독은 "사실 외적으로 힘든 부분이 많이 있지만 조금씩 선수들이 전술적으로 좋아지고 있다. 선수들이 복귀를 하면 조금 더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같은 날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수원FC가 부산을 1대0으로 이겼다. 후반 27분 박세진이 득점했고, 1점의 리드를 끝까지 지켜냈다.

한편, 14일 경기에서는 아산이 대전을 2대1로 눌렀다. 비슷한 시기에 국가대표 생활을 함께한 박동혁 아산 감독이 고종수 대전 감독에 판정승을 거뒀다. 전반 22분 김민균(아산), 전반 32분 김승섭의 골로 1-1로 맞선 후반 37분 허범산이 결승골을 넣었다. 이랜드는 전반 18분 전수현의 자책골을 잘지켜 안양을 1대0으로 제압했다. 이랜드의 시즌 첫승이었다. 광주와 안산은 0대0으로 비겼다.


탄천=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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