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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더비]이젠 서울도 두렵지 않다, 2년차 '이기는 형'이 만든 인천 뭐가 달라졌나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8-04-02 05:20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절대 1강'으로 평가됐던 전북 현대는 꺾었다. 'K리그 명문' FC서울에도 밀리지 않았다. '이기는 형' 이기형 감독이 만든 인천이 달라졌다.

인천은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K리그1 4라운드 원정경기에서 0-1로 뒤진 후반 추가시간 송시우의 동점골로 1대1 무승부를 거뒀다. 인천은 1승2무1패(승점 5)를 기록, 6위에 랭크됐다.

지난 시즌 이 감독은 인천 지휘봉을 잡고 2년 전 아픔을 겪지 않기 위해 애를 썼다. 시즌 초반 늦은 승리 신고와 승점 쌓기에 실패해 막판 강등 전쟁을 치르는 우를 범하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지난해 첫 승은 3무5패 뒤 9경기 만에 따냈다. 그리고 승점을 제대로 쌓지 못해 시즌 막판까지 전남, 상주와 피 말리는 강등전쟁을 펼쳐야 했다. 다행히 '생존왕' 본능 덕에 잔류에 성공하긴 했지만 올 시즌 똑같은 실수를 할 수 없었다.


2018년 인천은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팀이 탄탄해졌다. 첫 승도 두 경기 만에 챙겼다. K리그 2년차 사령탑이 된 이 감독은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어디에 초점을 맞췄을까. 가장 먼저 외인 영입에 심혈을 기울였다. 중앙 수비수 부노자를 남기고 공격수 교체를 단행했다. 직접 외국으로 날아가 경기력을 체크할 여력이 되지 않아 주로 영상을 보고 외인 공격수들을 뽑았는데 소위 '대박'을 치고 있다. 몬테네그로 대표 출신 스테판 무고사는 2경기에서 두 골을 터뜨리며 득점력 부재의 고민을 덜어줬다. 여기에 코스타리카 출신 미드필더 엘리아스 아길라르는 출중한 볼 배급과 킬 패스 능력을 뽐내며 공격을 지휘하고 있다. 또 호주-뉴질랜드 이중국적인 쿠비도 빠른 스피드로 측면 공격의 파괴력을 높이고 있다. 아직 시즌 네 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한 해 농사를 잘 지은 느낌이다. 이 감독도 "올 시즌 전방에서 외인들의 활약으로 득점이 터지면서 우리가 원하는 공격축구가 잘 이뤄지고 있다"며 외인 효과에 만족스러워 했다.

두 번째로 국내선수 이탈을 최소화시킨 것도 조직력 강화에 도움이 됐다. 수비수 하창래가 포항으로 이적했고 미드필더 김도혁이 군입대한 것 외에 전력누수가 없었다. 이 감독은 "지난 시즌 기존 국내선수에 큰 변화가 없다 보니 밸런스가 잘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은 중원싸움에서 좀처럼 밀리지 않고 있다. 태국 부리람에서 뛰던 고슬기가 임대영입되면서 공수 연결이 물 흐르듯 자연스러워졌다. 이 감독도 인정했다. "미드필더 아길라르, 한석종, 고슬기가 경험적으로 완숙돼 있다. 볼 간수와 연결이 잘 된다. 미드필드에서 정적인 움직임보다 유기적인 플레이를 하라고 주문한 것이 잘 맞아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3월 A매치 휴식기도 '약'이 됐다. 이 감독은 지난 세 경기에서 발생한 문제점을 보완하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그는 "수비수 간격 유지를 비롯해 측면에서 크로스를 쉽게 허용하는 부분, 커버 플레이를 보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시우 타임'은 여전하다. 2016년 인천 유니폼을 입은 송시우는 세 시즌 연속 조커로 활용되고 있다. 그럼에도 지난 두 시즌 연속 5골씩 터뜨리며 '특급 조커'로 평가받고 있다. 위기 때마다 팀을 구해내는 한 방으로 골순도가 높다. 이 감독은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베스트 11과 조커 상황을 모두 열어놨다. 선수와도 체력적인 부분을 끌어올리며 분명 선발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얘기했다"며 "조커로만 활용할 생각 없다. 전반에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천은 다양한 카드로 효과를 보고 있는 반면 FC서울은 답답하기만 하다. 만족스런 선수영입에도 불구하고 시즌 첫 승이 4경기째 미뤄졌다. 2무2패. 특히 인천전에선 후반 10분 에반드로의 선제골이 터진 뒤 수비적인 경기운영으로 후반 추가시간 동점골을 허용했다. 이것이 '독'이 됐다. 잠근다고 잠기지 않았다. 황선홍 감독은 "90분 내내 체력적으로 4-4-2의 콤팩트함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홀드형 미드필더 투입도 미리 대비해놨다. 수세에 몰려 홀드를 세울 수밖에 없었고 수비적으로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수비 강화를 생각하긴 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막판 실점했는데 수비하는 방법은 나쁘지 않았다. 실점 장면은 긴 볼에 대한 예측이 안됐고 미스가 있었다"고 했다.

서울 서포터스는 뿔이 많이 났다. 황 감독의 퇴진을 외치고 있다. 일부 팬들은 이날 '황선홍 아웃'이라 적힌 걸개를 들었다. 이에 대해 황 감독은 "충분히 심정을 이해한다. 그 부분에 대해선 책임감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 분명히 얘기하고 싶은 것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좋은 축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기다려주시면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겠다"며 머리를 숙였다. 상암=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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