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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원정 2연전, 또 다시 화두는 수비였다.
하지만 신태용 A대표팀 감독은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신태용호는 2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유럽파는 현지에서 소속팀으로 복귀했고, K리거 13명만 돌아왔다. 비교적 밝은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선 신 감독은 '수비 불안'이라는 지적을 받아들이면서도,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는 "수비는 분명 문제가 있다고 본다. 좋은 경기를 하면서도 마지막 실점이 많다. 월드컵에 나서기 전 고쳐야 한다. 그래도 긍정적인 건 5월에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점"이라며 "5월에 소집하면 지금보다 수비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했다.
물론 구체적인 해법을 공개한 것은 아니다. 그는 "수비의 근본적 문제는 인터뷰에서 말할 부분이 아니다. 확실한 것은 무엇이 문제인지 내 나름대로 파악을 했다는 점이다. 5월에 소집하면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폴란드전에서 실험했던 플랜B 스리백은 또 다른 옵션으로 갖고 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신 감독은 "플랜B도 갖고 있어야 한다. 스리백을 하루 훈련해봤다. 김민재가 전반 초반 부상 하면서 수비가 무너진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플랜B로서 스리백이 나쁘지 않다고 본다. 월드컵 전 20여일 간 준비하면 충분히 할 만 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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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A매치는 없지만 신 감독은 쉴 틈 없이 분주한 시간을 보낼 전망이다. 유럽파와 K리거 중 어느쪽을 점검할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신 감독은 "현재로서는 유럽에 나가야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50대50으로 고민하고 있다. K리그와 J리그를 체크해야 할지, 유럽을 봐야 할지 시간을 두고 생각 중"이라고 했다.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따라 최종 엔트리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출국 전 "80%는 머릿속에 있다"고 했던 신 감독은 "이번에 문제점도 있었다. 내가 생각했던 80% 정도는 정리됐지만 20%는 오답정리로 채워가야 한다"며 "변화의 폭은 디테일하게 말할 순 없다. 내 생각이 있다. 월드컵에 나갔을 때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신 감독은 이번 2연전이 월드컵을 준비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는 "FIFA랭킹 24위(북아일랜드), 6위(폴란드)와 붙어 선제골도 넣었고, 막판에 2골을 따라잡기도 했다. 경기 내용도 뒤지지 않았다. 마지막에 실점하면서 왜 우리가 실점했는지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느꼈다"며 "이번 2연전은 가상 스웨덴, 가상 독일을 생각했다. 실전이 아닌 가상이었다. 손흥민을 어떤 포지션에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전반적인 테스트를 했다. 결과가 중요하다. 그렇지만 과정도 중요하다. 대표팀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인터뷰가 모두 끝난 뒤 신 감독은 자리를 뜨기 전 취재진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선수 개개인을 너무 기죽이지 말아달라. 선수 개개인을 탓하니까, 선수들이 힘을 못 쓴다. 경기에 들어가기 전부터 기가 죽는다. 응원의 메시지를 좀 부탁한다."
신 감독은 과연 어떤 오답노트를 쓸까. 그 노트 속에 16강 운명이 걸려있다. 일단 신 감독은 특유의 자신감을 보였다.
인천공항=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