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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이면 태풍이라 할 만 하다.
선수구성부터 변화를 줬다. 네게바, 쿠니모토, 김 신 등을 데려왔다. 네게바가 키맨이었다. 브라질 U-20 대표 출신의 네게바는 활동량과 기술, 득점력을 두루 갖췄다. 김 감독은 네게바를 왼쪽 측면 공격수로 기용했다. 여기에 포인트가 있다. 사실 지난 2경기에서 4골을 기록하며 말컹이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경남 공격의 무게추는 가운데 보다는 사이드에 있다. 김 감독은 말컹에 '의존'하는 대신 '활용'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앞서 언급한대로 말컹은 움직임이 많은 공격수다. 좌우측으로 빠지는 플레이도 능하다. 말컹이 왼쪽, 가운데, 오른쪽을 오가며 공간을 만들면, 좌우 측면 공격수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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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빌드업 효과는 또 있다. 말컹이 속도를 붙인 채 움직일 수 있게 됐다. 가뜩이나 사이즈만으로도 부담스러운데 움직이면서, 그것도 폭 넓게 움직이면서 볼을 잡다 보니 상대 수비 입장에서는 여간 까다로울 수 밖에 없다. 말컹은 김 감독의 세밀한 지도 속 좁은 공간에서 벗어나는 기술과 사이드에서 움직이면서 슈팅을 때리는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연마했다. 집중 견제 속에서도 말컹이 위력적인 득점력을 과시하는 이유다.
경남은 지금 하고자 하는 플레이로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경남은 겨우내 체력훈련에 엄청난 공을 들였다. 경남과 태국에서 연습구장을 함께 쓴 유상철 전남 감독은 "경남이 훈련하고 난 다음에는 그라운드를 쓸 수가 없었다"고 했을 정도. 여러 팀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던 이영익 수석코치 역시 "내 지도자 생활에서 이처럼 체력훈련을 많이 한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약속된 플레이를 끝까지 이어갈 수 있는 힘까지 만들었다는 이야기다. 물론 수비에서 아직 완전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지만, 안정된 전형 유지와 쉴새 없는 전방위 압박이라는 확실한 무기를 갖고 있다. 각 팀들이 경남의 질주를 치기 어린 승격팀의 초반 러시가 아닌, 순위 싸움의 변수로 바라보는 이유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