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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 최종명단 80% 확정, 전북 수비수 5명 발탁으로 드러난 기대감-고민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8-03-12 11:25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이 12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북아일랜드(24일)-폴란드(28일)와의 A매치 유럽 원정 2연전에 출전할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질문에 답하는 신태용 감독의 모습.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2018년 러시아월드컵 본선이 94일(12일 기준)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해 10월 러시아·모로코와의 유럽 원정 A매치 2연전부터 11월 콜롬비아·세르비아와의 두 차례 평가전, 12월 동아시안컵, 1월 말~2월 초 터키 안탈리아 전지훈련을 통해 실험을 단행한 신태용 A대표팀 감독(48)의 머릿 속도 어느 정도 정리가 된 모양새다. 월드컵 최종엔트리가 80% 정도 구성됐다.

신 감독은 12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북아일랜드(24일)-폴란드(28일)와의 A매치 유럽 원정 2연전에 출전할 23명 태극전사의 얼굴을 공개했다.

3월 A매치에 발탁된 선수들은 그야말로 정예멤버라고 볼 수 있다. 지난달 터키 전훈을 마친 시점에서도 신 감독은 "이제 내가 볼 수 있는 선수들은 거의 다 봤다. 3월엔 정예멤버가 될 수도 있다, 80~90%의 구성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예고대로였다. 신 감독은 "최종명단 구성은 80% 확정이다. 부상 변수를 준비해야 한다. 큰 부상이 없다면 내 머리 속에는 80% 정도는 들어와 있다."

이날 명단에는 국내외에서 활약이 두드러진 선수들이 신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비롯해 유럽챔피언스리그, FA컵 등 최근 4경기에서 무려 7골을 폭발시킨 손흥민(26·토트넘)을 비롯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와 K리그 등 최근 2경기에서 4골을 몰아친 김신욱(30), 멀티골과 페널티킥 유도로 소속팀 승리를 이끌고 있는 황희찬(22·잘츠부르크)까지 포함시켰다.

오랜만에 태극마크를 단 선수들도 눈에 띈다. '국보급 센터백' 홍정호(29·전북)을 비롯해 이 용(32·전북)과 박주호(31·울산)다. K리그와 ACL에서의 맹활약에 8개월과 1년 만의 대표팀에 부름을 받았다. 신 감독은 "이들은 대표팀 코치를 하면서도 꾸준히 봐왔다. 새로운 선수는 아니다. 다만 내가 감독이 되고 뽑은 것과 코치 때와는 다르다"라며 "선수들의 마음가짐에 따라 월드컵 출전 여부가 갈릴 것이다. 희생하고 최선을 다하면 월드컵에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멀티 플레이어' 박주호에 대해선 "풀백도 볼 수 있고 볼란치도 볼 수 있다. 주세종 이명주가 군사훈련 받으면서 몸이 올라오지 않아 미드필드 자원이 부족했다"며 "박주호는 울산에서 볼란치 역할을 많이 하고 있다. 코치 때 기성용과 짝을 이뤄 볼란치를 세웠는데 잘 해준 기억이 있다. 이번 평가전에 가서 실험해보기 위해 뽑았다"고 했다.


홍정호.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울산의 2018년 KEB하나은행 K리그1 개막전.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가장 눈에 띄는 건 수비진이다. 신 감독의 고민과 기대감이 동시에 드러난 포지션이다. 그 동안 신 감독은 지난해 8월 부임 이후 한 번도 같은 수비라인을 구성하지 않았다. 안정된 수비진 구축이 신 감독의 핵심 숙제였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신 감독은 수비수 8명 중 5명을 전북 수비수(홍정호 김민재 김진수 최철순 이 용)로 구성했다. 신 감독은 기대감을 먼저 전했다. "뽑다 보니 전북 선수들이 수비진을 구축하게 됐다. 좋은 선수들이기 때문에 발탁했다. 그리고 팀에서 손발도 맞추고 있다. 뽑혔다고 해서 모두가 베스트라고 할 수 없겠지만 공격수들과 시너지 효과가 나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이어 "내 눈에는 좋은 선수들이다. 국제경험과 경쟁력이 있는 선수들이라 발탁했다"고 덧붙였다.


스페인을 제외하면 사실 축구에서 한 팀 선수들이 대거 A대표팀 수비진을 구성하는 건 이례적이다. 그러나 이들은 의심할 여지없이 대표급 기량을 갖추고 있다. 신 감독은 "현재로서는 수비 개개인별로 보면 가장 좋은 멤버다. 한 선수 또는 특정팀을 두고 뽑는 것이 아니다. 전북 수비라인이 국가대표급이다. 수비라인의 변화보다는 팀에서 손발을 맞춘 것이 유리하다. 1~2명이 보강되면 시너지 효과는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선택해놓고 보니 걱정이 늘었다. 전북 수비라인의 실점률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은 올 시즌 5경기에서 19골을 폭발시켰지만 8골을 허용했다. 신 감독은 "현 시점에서 가장 큰 고민은 수비라인이다. 전북 수비라인의 실점률이 높게 나오고 있다. 부담을 안고 있다"며 "스웨덴과 독일은 한국보다 신체적인 조건이 우월한데 파워로 밀고 들어왔을 때 수비수들이 얼만큼 견뎌낼 수 있을까. 또 상대가 공중으로 때려놓고 들어오면 풀백들이 제공권에서 이겨낼 수 있을까가 고민스럽다"고 강조했다. 농도 곁들였다. "'대한민국 풀백들은 왜 1m80이 넘는 선수가 없을까'란 아쉬움도 있다.(웃음) 자고 일어나면 코칭스태프가 고민과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수비라인을 조직력 있게 만들어가는 것이 관건"이라고 전했다.

신태용호는 오는 19일 인천공항에서 소집돼 곧바로 출국한다. 해외파는 현지에서 소집할 예정이다.

본선 로드맵대로 잘 이뤄지고 있다. 신태용호는 오는 5월 말 국내에서 10일 훈련을 한 뒤 두 차례 평가전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어 6월 초 전지훈련지인 오스트리아로 넘어가 10일을 머물며 두 차례 연습경기를 계획 중이다. 월드컵 본선때 머물 상트페테부르크 베이스캠프에는 6월 12일 입성한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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