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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트비아전, 틀만큼 중요한 집중력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8-02-01 21:19



신태용호가 1월 전지훈련에서 얻고자 하는 성과는 크게 두가지였다.

첫째는 선수 테스트였다. 이승기 손준호(이상 전북) 홍 철 김태환(이상 서울) 이찬동(제주) 김승대(포항) 등 새롭게 승선한 선수들이 모두 기회를 잡았다. 기존에 부름을 받았던 선수들도 재점검을 받았다. 전지훈련에 나선 24명 중 골키퍼 김동준(성남)을 제외하고 모두 한차례 이상씩 그라운드를 밟았다.

두번째는 플랜A 점검이었다. 변화무쌍한 전술 변화를 즐기는 신 감독이지만, 이번 몰도바, 자메이카와의 두번의 평가전에서는 모두 4-4-2를 구사했다. 선수교체 역시 4-4-2에 맞춰 진행했다. 다양한 전술을 테스트하는 것보다, 4-4-2라는 확실한 플랜A를 뿌리내리는데 초점을 맞춘 듯 했다. 당연히 선수 테스트 역시 신태용식 4-4-2에서 어떤 움직임을 보이느냐를 주로 살펴봤다.

그 결과, 인상적인 결과를 얻었다. 무엇보다 '틀'이 확실히 잡혔다. 새얼굴 위주였던 몰도바전(1대0 승)과 비교해, 특히 자메이카전(2대2 무)에서는 우리가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 명확히 보여줬다. 물론 시즌을 준비 중인 선수들로 구성된만큼 정상 몸상태는 아니었지만, 공격과 수비 모두 의도한대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먼저 공격을 보면, 신 감독의 4-4-2는 중앙 지향적인 미드필더을 측면에 배치하는 것이 포인트다. 이들이 중앙으로 이동하며 공격 루트를 다변화시킨다. 두번의 평가전에서도 좌우 측면 미드필더가 중앙으로 자리를 옮기며 기회를 만들어냈다. 측면 공격은 최전방 공격수와 좌우 윙백의 몫이었다. 타깃형 공격수가 중앙을 지키면, 다른 투톱 파트너는 좌우 빈공간을 헤집고 다녔다. 좌우 윙백은 측면 미드필더들이 중앙으로 이동하며 생긴 공간을 파고 들었다.


두 경기에서 3골을 넣은 김신욱(전북)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지만, 이 틀 안에서 가장 돋보인 것은 역시 이재성(전북)이었다. 이재성은 오른쪽에 배치됐지만,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공을 연결시켰다. 필요하면 직접 마무리에도 나섰다. 이근호(강원)도 좌우, 중앙을 오가며 날카로운 공격력을 과시했다. 날카로운 크로스로 김신욱의 머리를 빛나게 해준 '전북의 좌우윙백 듀오' 김진수 최철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전력의 50%가 넘는 손흥민(토트넘) 권창훈(디종) 기성용(스완지시티)이 가세할 경우 더 날카로운 공격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품기에 충분했다.

수비도 '틀'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나쁘지 않았다. 허리진에서는 특유의 일자수비가 잘 이뤄졌다. 공격시에는 안쪽으로 좁히지만 수비시에는 측면으로 벌리며 일자를 유지하는 전술은 여전히 인상적이었다. 최전방 공격수들의 압박도 좋았다. 몰도바와 자메이카가 조직적으로 공격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허리진까지의 수비 형태는 분명 안정적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집중력이었다. 특히 포백라인의 실수가 치명적이었다. 자메이카전에서 내준 두 골 모두 중앙수비진의 집중력 결여가 만든 장면이었다. 전반 4분에는 장현수(FC도쿄)가 데인 켈리와의 몸싸움에서 밀리며 실점을 허용했다. 후반 27분에는 수비 사이의 간격이 흔들렸다. 자메이카전에서 가슴철렁한 장면을 허용한 것은 모두 순간적으로 상대를 놓쳤을 때다. 정상 몸상태가 아닌만큼 체력적인 부분에서 아쉬움을 노출했다고는 하나, 중앙 수비진의 집중력 부족은 분명 아쉬웠다.


이 전 두 경기의 성과는 확실하다. 공격이든, 수비든 우리가 하고자 하는 틀은 확실히 만들어졌다. 이제 집중력을 잃지 않고, 끝까지 조직력을 유지해야 한다. 라트비아전에서 신태용호가 입증해야할 미션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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