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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르시아(스페인)=이명수 통신원]2017년 FC서울의 최고의 수확은 단연 골키퍼 양한빈 이었다. 양한빈은 지난해 리그 27경기에 나섰다. 프로 데뷔 후 최다 출전이다. 성적도 좋았다. 2017 K리그 대상에서 조현우에 밀려 아쉽게 골키퍼 부분 베스트 11 2위를 차지했다. 이런 양한빈이 벌써 프로 9년 차의 선수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적다. 더군다나 2017년 이전까지 양한빈이 치른 K리그 경기 수는 고작 '2경기' 였다. 서울에서 대기만성 한 양한빈을 무르시아 전지훈련지에서 만났다.
양한빈은 팀 내에서 훈련을 열심히 하기로 소문난 선수이다. 인터뷰를 진행한 당일, 오후 훈련만 예정되어있었다. 코칭스테프는 오전에 휴식을 부여했다. 그럼에도 양한빈은 오전 휴식시간을 이용해 동료 선수들과 함께 웨이트 트레이닝을 실시했다. 또한 양한빈은 구리 챔피언스파크에서도 쉬는 날 운동하러 나오는 선수로 유명하다. 양한빈은 "오랫동안 경기에 못나갔던 시절을 생각한다. 절박했다. 항상 준비가 되어 있어야 경기에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해서 훈련을 열심히 하는 습관이 든 것 같다"며 "지난해에 많은 경기에 나선 것은 사실이지만 올해는 또 다르다.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하겠다"고 새 시즌을 향한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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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에 서울이 리그를 우승할 때 서울 소속이긴 했다. 물론 훈련 파트너로서 열심히 했기 때문에 우승에 조금이나마 일조했다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뛴 경기를 이겨서 우승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운동선수라면 누구나 우승하는 순간을 꿈꾼다. 팀을 위해 한 발짝 더 뛰다 보면 팀 성적은 물론이고 지난해 놓친 K리그 베스트 11과 같은 개인상에도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팬
지난해 양한빈이 연거푸 선방쇼를 펼치며 서울을 위기에서 구해내자 서울팬들의 지지를 압도적으로 받기 시작했다. 이어 2017 K리그 사진집 발매를 기념해 열린 팬사인회에서 K리그 선수들을 대표해 김민우(수원), 김민재(전북)과 함께 나서기도 했다. 양한빈은 당시를 "서울 팬들이 정말 많이 와주셨다. 양 옆에 국가대표 선수들이 있었지만 서울 팬들 덕분에 어깨가 으쓱했다"며 회고 했다. 이어 "홈에서 몸 풀러 나가서 박수 쳐주실 때 기분이 좋다. 많은 관심을 받는 것은 좋지만 경기에서나 못하면 반대로 독이 될 수도 있다. 일단 지금은 팬들의 사랑과 관심이 좋고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 꼭 이기고 싶은 상대를 물었다. 양한빈은 1초의 고민도 없이 '수원' 이라 답했다. 양한빈은 수원에 좋은 기억이 있다. 지난 8월 12일, 2017 K리그 클래식 26라운드 경기에서 수원의 막판 파상공세를 양한빈이 연거푸 막아내며 서울의 1대0 승리를 이끌었다. 서울팬들이 양한빈의 활약을 회고할 때 꼭 언급되는 대목이다. 이에 양한빈은 "데얀이 수원으로 갔는데 적어도 데얀에게는 절대 실점을 허용하고 싶지 않다. 아마 다른 서울 선수들도 마찬가지의 생각일 것"이라 덧붙였다.
서울과 수원의 슈퍼매치는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4월 4일에 열릴 예정이다.